삼성전자, 지난해 R&D 투자비 감소…2000년 이후 처음

삼성전자, 지난해 R&D 투자비 감소…2000년 이후 처음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비가 전년에 비해 줄었다. 그동안 꾸준히 늘려오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3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에 14조8488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R&D 투자비 15조3255억원보다 4767억원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7.4%로 전년과 동일했다.

삼성전자 R&D 투자비가 감소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삼성전자 R&D 투자비는 2000년 1조5923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10조3114억원을 투자하며 처음으로 R&D 투자 1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5조원 벽까지 넘어섰다.

삼성전자 R&D 투자비가 줄어든 이유로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출이 부진했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확보 등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구사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R&D 투자비가 줄었지만,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지난해 시설투자는 2조원 이상 늘리는 등 전반적인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외형 축소 양상도 뚜렷했다. 10만명에 육박했던 직원 수가 2.5% 줄며 9만6898명으로 떨어졌다. 급여지출도 10조원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삼성전자 본사 직원 수는 비기간제(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9만5652명, 기간제 1246명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전(CE)부문이 26%나 줄어 1만5926명으로 감축된 영향이 컸다. 대부분 계약직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IT·모바일(IM)부문은 여성 직원 수가 소폭 줄었지만, 남성은 늘어 전년과 비슷했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00만원 감소한 1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자 계열사도 모두 직원 수가 줄었다. 삼성전기는 7.6% 감소한 1만1774명, 삼성디스플레이는 6.5% 감소한 2만4985명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진행한 사업부 분사 및 매각 등 구조조정으로 회사 외형이 줄었다. 삼성SDI는 2.6% 감소한 1만1084명이었다. 케미칼 사업의 롯데 매각을 위한 `SDI케미칼` 분할은 지난 2월로 이번 사업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지난해 R&D 투자비 감소…2000년 이후 처음

한편, 주요 임원 연봉을 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보수총액 149억5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분석된다.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사장은 47억9900만원을 받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을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은 36억9700만원을,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31억7700만원을 각각 받았다.


※ 최근 5년간 삼성전자 R&D 투자비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삼성전자, 지난해 R&D 투자비 감소…2000년 이후 처음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