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를 받고 침대에서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배우 류덕환을 위해 김동영, 안재홍이 ‘웃픈’ 미션 수행에 나섰다.
남대중 감독의 영화 ‘위대한 소원’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친구의 생애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나선 절친들의 좌충우돌 첫 경험 프로젝트를 담은 작품이다.
남대중 감독의 학창시절 추억에서 시작된 ‘위대한 소원’은 죽음에 대한 10대의 혼란을 코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순수하게 그렸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고환(류덕환 분)의 소원은 꼭 한 번 ‘ㅅㅅ’를 해보고 어른이 돼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남준(김동영 분)과 갑덕(안재홍 분)은 친구의 어이없는 버킷리스트를 수락, 웃음이 나오면서도 슬픈 미션 수행에 나선다.
따귀에 구타는 기본이며, ‘바바리맨’으로 오해를 받아 뉴스에까지 등장하는 등 남준과 갑덕의 고행기는 웃음이 나면서도 애잔하기까지 하다. 온갖 고생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고환의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온 몸을 내던진다.
‘위대한 소원’은 철없는 혈기왕성한 사춘기 소년 고환을 비롯해 의리는 전국 1등인 어설픈 상남자 남준, 매를 버는 금수저 갑덕 등 캐릭터 각각의 특징이 돋보이는 대사와 몸 개그, 각종 패러디 등은 관객들에게 쉴 틈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진지함을 놓지 않는 남대중 감독 특유의 연출력은 ‘위대한 소원’이 그의 상업 영화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만든다.
이처럼 ‘위대한 소원’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음껏 웃을 수 있게 만들지만, 결코 우습게 보이지 않는 영화다. 이는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등 충무로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배우들의 능숙한 열연과 전노민, 전미선, 이한위 등을 비롯한 베테랑 연기자들의 탄탄한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밖에도 ‘위대한 소원’의 20대 버전 영화를 선보였던 ‘스물’의 이병헌 감독과 ‘코트 위의 황태자’로 불리는 우지원의 출연은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과연 고환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지, 남준과 갑덕은 친구를 위한 미션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등 세 사람이 만들어 내는 역대급 코믹 앙상블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위대한 소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