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너머 외계행성을 찾는 데 기념비적 성과를 거둔 미국항공우주국(NASA)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위급한 상황에 빠졌다. 케플러 우주망원경 탐사가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10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지난 7일부터 원인불명 이상으로동작을 최소화하고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비상모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원인 파악 후 복구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NASA는 지난 4일까지도 케플러 우주망원경과 정기적으로 교신했다고 설명했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 관측 방향을 새 행성탐사 계획에 맞춰 곧 은하수 중심으로 돌릴 예정이었다. 현재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빛의 속도로 13분 정도 걸리는 750만마일(약 1200만㎞) 떨어진 곳을 여행 중이다. 거리가 먼 만큼 원격 수리도 예전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NASA는 항성 사이에서 길을 잃은 행성, 항성으로부터 적당한 궤도를 유지해 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 항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외행성을 찾는 작업에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활용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09년 발사된 뒤 1000여개에 달하는 행성을 발견하고 공식 임무는 2012년에 마쳤다.
그러나 NASA는 탐사를 더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행성뿐만 아니라 별, 소행성, 혜성의 생성 과정인 초신성(별의 폭발과 죽음)을 관측하는 새로운 임무 `K2`를 케플러 우주망원경에 부여했다.
케플러 망원경이 발견한 5000여개 행성 중에는 우리 태양계 밖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암석질 행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행성이 있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2일에는 태양계로부터 약 12억광년 떨어진 초신성 `KSN 2011d`의 폭발 순간을 포착하기도 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2013년 초에도 관측 방향을 정밀 조정하는 데 쓰이는 바퀴가 부러져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NASA 기술자는 태양광 패널에 가해지는 태양광선 압력을 이용해 작동하는 바퀴로 망원경 방향을 바꾸는 새로운 조정법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구조에 성공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