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은 ‘신선함’과 ‘익숙함’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를 숙제로 안고 산다. 첫 신선함을 어느 정도까지 끌고 가야 하는지, 익숙한 느낌을 주되 식상함은 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이 고민을 기존 패널을 새로운 커플로 합류시키는 독특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지난 16일 가수 에릭남이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최근 에릭남은 ‘1가정 1에릭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기에 그의 ‘우결’ 출연은 많은 관심이 쏠렸다. 에릭남과 ‘우결’의 만남은 낯설지 않다. 지난해 패널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에릭남은 지난 방송에서 “내가 이 검은 인터뷰 룸에 들어올 줄 몰랐다”며 다시 ‘우결’에 출연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당시 에릭남은 패널로 출연하며 솔직하고 훈훈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절친인 헨리가 커플로 출연한 회부터는 헨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입담을 과시했다. 이어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와 함께 헨리-예원네 집에 찾아가 어눌한 한국말과 클로이 모레츠를 배려하는 모습 등을 선보이며 방송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우결’에서 패널을 거쳐 출연자로 등장한 것은 에릭남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아이돌인 경우엔 같은 그룹 멤버들이 공식 출연했을 때 패널로 출연하다가 그 후에 본인들이 커플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 2AM 정진운, 티아라 효민, 샤이니 키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심지어 홍진영은 커플 겸 패널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VCR에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우선 같은 그룹의 멤버나 절친들을 패널로 쓰는 이유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말할 거리가 많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치 가까운 친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대중에게 호감을 얻거나 제작진의 눈에 띄게 되고, 공식 출연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제작진들이 캐스팅하기 이전에 패널들이 먼저 출연을 희망하는 경우도 많다. ‘우결’ 최윤정 PD는 “출연을 희망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에릭남도 지난 2014년 ‘우결’에 처음 패널로 등장하면서 "‘우결’ 커플들이 부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패널이던 홍진영은 "잘 하다보면 좋은 짝을 찾아주실 수 있다"고 말했고, 에릭남은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었다. 딘딘 역시 패널로 활약했을 때 인터뷰를 통해 “정말 상대방이 누가 돼도 상관없다. 집 얻어주고, 사진 찍어 주고, ‘우결’ 같이 좋은 프로그램이 없다. 게다가 커플 매칭 시스템은 결혼 주선 프로그램보다 더 기가 막히다. 여러 가지 파악해서 잘 맞을 수밖에 없는 분과 매칭시켜 준다”라며 출연 욕심을 드러낸 적 있다.
때문에 패널로 활약했던 애프터스쿨 리지, AOA 초아, 비투비 서은광, 마마무 문별, 그리고 현재 패널로 활약 중인 박나래-양세찬까지 커플로 출연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지난 2012년 시크릿의 멤버 한선화가 출연할 당시 패널로 출연했던 전효성은 최근 새로운 커플 물망에 올랐으며, 에이핑크 손나은의 패널로 출연했던 정은지 역시 꾸준히 ‘우결’ 새 멤버로 거론되고 있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