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다시 한 번 한류의 중심에 섰다. 송혜교는 극 중 의사 강모연 역을 맡아 유시진(송중기 분)과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송혜교는 회를 거듭할수록 사랑으로 인해 변화하는 감정 연기에 충실하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송되며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송혜교는 최근 취재진과 만나 드라마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밝혔다.
Q. 종영 후 어떻게 지냈나?
A. 드라마가 너무 잘 끝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 ‘태양의 후예’ 나온 모든 배우 분들 기사도 열심히 봤다. 드라마가 잘 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바쁘지 않다. 마지막 방송은 사무실 식구들과 같이 봤으며, 촬영할 때를 추억하며 와인 한 잔 했다.
Q. ‘태양의 후예’ 15회, 슬픈 감정신은 어떻게 이어갔나?
A.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처음부터 한 가지 감정을 갖고 16회까지 연결해야 했다면, 강모연은 아픔이 없었다가 유시진을 만나며 아픔을 겪고 사랑하며 더 힘들어 지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또한 들쑥날쑥 촬영하다 보니 감정 잡는 게 힘들어 고생했다. 그래서 생방송으로 촬영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1회부터 초라영하면 생각지도 않은 감정들이 몸에 배기 때문에 도움 돼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Q. 감정 신을 연기할 때 표정에 집중하는 편인가?
A. 제가 한 작품들이 유독 감정신이 많았지만 ‘태양의 후예’는 15회에 몰려 있었다. 강모연이 완벽하게 된 시점에서 연기했다. 저는 우는 연기를 할 때 제 표정을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울 때 예뻐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면 몰입이 안 된다. 제가 우는 모습을 방송으로 볼 때 제 표정을 알게 된다.
Q. 극 말미 갑작스러운 전개에 대한 불만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A. 사전제작이어서 1회부터 16회 대본까지 모두 보고 연기했다. 연기하는 동안에는 모든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에 스토리가 빨리 전개되거나 말이 안 된다는 건 느끼지 못했다.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저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고 환상으로 일어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만족한다. 방송되며 사라진 장면도 있는데, 그런 장면들이 있었다면 설명이 잘 됐겠지만, 템포가 느려져 지루해졌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Q. 송중기와의 장면 중 설레는 장면이 있었다면?
A. 현장에서는 제 연기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몰입하고 연기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매주 방송을 시청했는데, 촬영이 끝나고 몇 개월 있다 보니 강모연에게 빙의하게 되더라. ‘고백할까요. 사과할까요’라는 장면이 너무 떨렸다. 목소리도 좋았다.
Q. 송중기의 대사, 여자 입장에서 어떻게 느꼈나?
A. 여자여서 그런지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ᄋᆞᆻ다. 딱 하나 있다면 ‘미인형? 인형? 당신의 이상형?’이라는 대사인데, 그때는 정말 죽겠더라. 20대였으면 당당하게 했겠지만, 이 나이에 잘못했다가는 부담스럽게 다가갈 것 같았다. 감정 신 보다 그런 신에서 수위를 잘 지켜야 한다고 고민했다.
Q, 극 중 유시진과 같은 남자를 사랑할 수 있나?
A. 실제 제 남자친구라면 무서울 것 같지만,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을만큼 믿음을 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초반에는 시청자 분들께서 저렇게 남자가 매달리는데 받아주지, 튕기냐며 강모연의 마음을 알 알아주셨다. 후반에서는 극한의 상황이 생기고, 모연이 힘들어하니 알아주시더라. 실제로 그런 남자라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
Q. 함께 연기한 송중기는 어떤 배우인가?
A.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착하고, 성실하고, 예의바로고, 매너 좋은 배우다. 워낙 힘든 장면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사람이 힘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끝에는 짜증도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송중기는 처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같은 사람이었다.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현장 막내 스태프까지 챙기는 모습이 요즘 보기 드문 배우라고 생각했다.
Q. 송중기와 스캔들까지 났다.
A. 모든 스태프, 배우들과 식사를 맣이 했다. 뉴욕이라는 장소 때문에 시선을 다르게 보신 것 같다. 의외로 뉴욕에서 친한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난다. 뉴욕까지 왔고 작품을 6개월이나 함께 한 친구인데 스캔들 때문에 밥 먹지 말자고 하는 것도 웃기지 않나. 커플 팔찌가 시작이었는데, 저는 머리 고무줄이었고 송중기는 팔찌였다. 어느 순간 커플 팔찌가 되어 있었다.
Q. 다른 배우들과는 어땠나?
A. 진구 오빠는 ‘올인’ 이후 12년 만에 만났는데, 저와 다시 만난 작품으로 오빠가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돼 기쁘다. 인스타그램도 시작하셨던데,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지원이도 데뷔한지 꽤 됐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언니로서 흐뭇하고 좋다. 탄력 받았을 때 좋은 작품 빨리 만나서 지금 보다 더 잘됐으면 좋겠다.
그 외에 이번 작품을 통해 너무 좋은 사람들을 한 번에 알게 돼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알파팀, 의료팀에서 좋은 언니, 오빠, 동생을 만났다. 이분들 때문에 힘든 시견을 이겨낼 수 있었다.
Q. ‘태양의 후예’는 송혜교에게 어떤 기회를 줬나?
A.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작품을 끝내고 3년 만에 드라마를 했다. 그 사이 저에게 크고 작은 일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중요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어느 때보다 감사하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나에게 또 다른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것 자체가 최고이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Q. 최근 전범기업 광고 거절로 화제를 모았다.
A. 그 일이 이렇게 기사화 될 줄 몰랐다. 기사에 담긴 내용이 점부다. 저 만이 아니라 그 상황이었다면 모두가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다. 서경덕 교수님과 함께 한 지는 몇 년 됐는데, 역사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많이 여쭤보고 배우면서 같이 돕고 있다. 앞으로 어떤 분들이 뭐라고 하시던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제가 맞는다고 생각하며 추진할 예정이다.
Q. 여자 송혜교로 사는 건 어떤 기분인가?
A. 똑같은 것 같다. 어렸을 때 친구가 정말 많았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간관계가 좁아지더라. 모든 걸 조심하다 보니 그런 결론이 나온 것 같다. 저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힘든 일이 있으면 힘들고, 울고, 스트레스 풀며 술 한 잔 마신다. 단지 연예인이고 배우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만 다르지 또래 여자 분들과 똑같은 것 같다.
Q. 결혼에 대한 고민은?
A. 결혼 생각이 있어야 할 나이가 됐다. 사실 생각이 많이 바뀐다. 어떤 날은 빨리 시집을 갈 나이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지나면 혼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재미있는데 결혼을 뭐 하러 하나 싶다. 그러다 또 하긴 해야지 하고 생각이 바뀐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A. 대중들에게 여배우로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전 작품보다 연기가 나아졌네. 연기가 더 깊어졌네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배우면 만족한다. 전 작품 보다 더 많은 표정과 연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연기하는 게 저의 임무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