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상대방 겨냥한 규제당국 진정 모두 취하

최근 10여 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 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상대방을 겨냥해 세계 곳곳의 규제당국에 낸 진정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 회사들(구글과 MS)은 활발하게 경쟁하지만, 우리는 법적 절차가 아니라 우리 제품의 장점을 가지고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MS도 동시에 낸 성명에서 “이는 우리의 법적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업과 고객을 위해 활발히 경쟁하는 데에 계속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한때 서로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았던 두 회사가 완전히 화해 무드로 들어섰음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CEO
순다 피차이 구글CEO

MS는 1990년대 후반부터2000년대 중반까지 윈도와 오피스를 앞세워 세계 정보기술(IT) 패자(覇者)로 군림했으나, 구글은 검색 기술과 안드로이드로 웹과 모바일을 장악해 이 자리를 빼앗았다.

구글이 급성장한 기간에 MS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스티브 발머(재직 2000∼2014)는 라이벌로 떠오른 구글에 전투적 태도를 취했으며, 이 때문에 양측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MS는 구글의 검색, 안드로이드, 가격비교 쇼핑 등 여러 사업이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규제를 어겼다며 EU 규제당국에 진정을 내거나 진정서 제출과 자료 수집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또 양사는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특허소송전을 벌였다.

그러나 두 회사는 상대편에 대한 특허소송 약 20건을 모두 철회하기로 작년에 합의한 데 이어 일부 분야에서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발머가 MS CEO에서 물러난 데다가,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취임한 후 MS가 클라우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사가 직접 충돌할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