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6세 라인맨에서 카페 사장까지...태국 일상을 파고들다

라인맨 나롱릿(26)씨
라인맨 나롱릿(26)씨

“컵-프라 쿤 크랍(감사합니다).”

한 청년이 로비로 들어온다. 녹색 유니폼을 입고 한 손에는 봉지를 들고 있다. 가무잡잡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번진다. `라인맨` 나롱릿(26)씨는 일주일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 라인이 태국에서 24시간 심부름 서비스 라인맨을 시작한 때부터다. 밤 9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도 일을 하는 이유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다. 라인맨이 되기 전 오토바이 라이더였다.

라인맨 주변 기사 탐색 장면
라인맨 주변 기사 탐색 장면
라인맨 주문 화면
라인맨 주문 화면
라인맨 서비스 화면
라인맨 서비스 화면
라인맨 서비스에서 상점 위치 고르는 장면
라인맨 서비스에서 상점 위치 고르는 장면

라인맨은 태국 전용 서비스다. 태국서 사귄 현지 친구를 졸라 앱을 깔고 실행해봤다. 반쯤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상품 종류, 내 위치, 구매를 원하는 상점 위치를 입력하면 주변 라인맨에게 연결된다. 간단한 서비스다. 하지만 청년 나롱릿에게는 생계가 달렸다. 예상시간보다 늦어 미안해하는 얼굴에 두 손을 모아 화답했다.

시암센터 식당가 라인앳 계정 활용 장면
시암센터 식당가 라인앳 계정 활용 장면
[르포]26세 라인맨에서 카페 사장까지...태국 일상을 파고들다
[르포]26세 라인맨에서 카페 사장까지...태국 일상을 파고들다

라인이 가져온 변화는 방콕 시내 쇼핑 중심가 시암센터에서도 느껴졌다.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 `라인앳`을 활용한 상점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이스크림 가게, 음식점, 카페 등 다양한 소상공인이 이용한다. 카페 `커피숍 파라곤`도 마찬가지다. 방문한 고객이 사진을 찍어 라인앳 계정으로 보내주면 추첨을 통해 음료를 2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커피숍 파라곤 사장은 “5~6개월 정도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368명이 사진을 보내왔다”며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매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라인 빌리지 외관
라인 빌리지 외관
라인빌리지 외관
라인빌리지 외관

시암센터 맞은편 시암스퀘어는 젊은이가 많이 찾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라인 빌리지` 공사가 한창이다. 라인 캐릭터 `라인프렌즈`를 테마로 한 공간이다. 외관은 빨간 바탕에 다채로운 라인 캐릭터를 새겼다. 라인 빌리지는 150평 이상 세 층으로 구성한다. 총 면적은 500평이다. 1층은 캐릭터 숍이며 2층에서는 음료 등을 제공한다. 3층은 터치스크린으로 체험하는 디지털 테마파크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라인 빌리지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등 랜드마크로 활용한다. 맞은 편 헬로키티 매장이 눈길을 끈다.

라인 빌리지 앞에 게시된 개념도
라인 빌리지 앞에 게시된 개념도

라인 관계자는 “지상철 BTS는 태국인이 많이 쓰는 교통수단으로 라인 빌리지가 연결돼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제품 구입뿐만 아니라 실제 체험하는 공간이 생겨 라인이 태국인 생활 속 깊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인 태국 기자간담회에 걸린 브라운 캐릭터
라인 태국 기자간담회에 걸린 브라운 캐릭터

태국 라인은 일본과 다르다. 대만과도 다르다. 오로지 태국만의 것이다. 기자 간담회에서 본 라인 캐릭터가 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귀여운 곰 캐릭터 `브라운`이 태국에 가면 머리에 띠를 두르고 `니킥`을 하는 무에타이 전사가 된다. 코니는 무희가 돼 황금 옷을 입고 춤을 춘다.

라인 태국 기자간담회 코니 캐릭터
라인 태국 기자간담회 코니 캐릭터
반얀트리 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태국 방콕 야경
반얀트리 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태국 방콕 야경

라인이 태국에서 거둔 성과는 숫자로 제시된다. 이용자가 3300만명이다.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80%가 넘는 수치다. 전체 인구 중 절반에 이른다. 하지만 숫자 뒤에는 더욱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아이, 고단한 청년, 카페 사장 등 모두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간다. 태국 `국민 메신저`는 1막에 지나지 않는다. 콘텐츠, 기업,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를 연결하는 종합 생활 플랫폼이 목표다.

방콕 시내 오토바이 행렬
방콕 시내 오토바이 행렬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