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모든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ET단상]“모든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골드만삭스는 정보기술(IT) 회사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에는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IT 직원이 근무한다. 소프트웨어(SW)가 단순히 비즈니스를 지원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SW가 비즈니스 그 자체`인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업의 체질 변화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 속 모든 일이 SW, 더 나가 손 안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뤄지는 `앱 이코노미` 시대가 도래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온·오프라인연계(O2O), 핀테크,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던 앱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는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앱이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 업종을 망라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SW 혁신을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 나이키는 SW 플랫폼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비IT 기업과 IT기업 간 경계를 무너뜨렸다. SW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IT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변화의 물결은 다양한 분야, 경제 전반에 걸쳐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IoT 등 신기술이 모든 비즈니스와 융합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시작됐다. CA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애널리틱 서비스가 세계 비즈니스와 IT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58%)이 3년 후 자사 비즈니스 모델이 지금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66%는 기업의 미래가 SW 품질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기업의 운명은 앱 이코노미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된다.

CA테크놀로지스도 수십 년 동안 존재해 온 SW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의한다. SW는 이제 단순한 기술과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기본 구성 원칙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끊임없는 SW와 앱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하고,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 운영 규모를 손쉽게 조정해야 한다.

모든 기업은 이제 SW 기업이 돼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과 모바일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유리하다. CA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모바일 평균 속도, 정부의 기술 활용, 모바일 결제, 사이버 보안 등 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앱 이코노미 혁신 국가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인도, 태국 등 신흥 국가는 모바일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앱 이용률이 높아 시장 잠재력 측면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이는 앱 이코노미 분야에서 한국 시장이 앞으로 축소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체질 변화에 우리 기업은 더욱 적극 나서야 한다. 오늘날 비즈니스는 SW, 앱과 융합됐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앱 이코노미 시대에 파괴적 혁신은 신생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은 모두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디지털 혁신 속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핵심 논의의 주제로 삼아야 한다. 급변하는 앱 이코노미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유연한 `애자일(Agile)` SW 개발 환경을 갖추고 인프라의 한계를 넘어 미래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마이클 최 한국CA테크놀로지스 사장 Michael.Cho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