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국 보조금 논란…경상이익 대비 보조금 비율 최고 50% 차지

[이슈분석]중국 보조금 논란…경상이익 대비 보조금 비율 최고 50% 차지

11일 전자신문이 중국 선전, 상하이, 홍콩거래소 상장업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중국의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에 지급된 정부 보조금은 기업 경상이익 가운데 평균 2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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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이익 대비 보조금 비율(보조금 비율)은 기업 경영에 미친 정부의 영향력을 보여 준다. 경상이익은 영업손익과 영업외 손익을 더한 값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최근 3년 동안(2013~2015년) 받은 보조금 비율 평균은 51%다. 기업 본연의 영업 활동과 기타 영업외 활동으로 벌어들인 한 해 수익의 절반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이라는 뜻이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SMIC는 중국 본토의 거래소 상장사와 다른 방식으로 보조금을 회계 처리했다. 정부 보조금을 영업외 수익 항목으로 잡지 않았다. 보조금을 받은 만큼 연구개발(M&A)비 등 지출을 경감하는 방식을 택했다.

선전, 상하이거래소에서 통용되는 회계법은 정부 보조금을 영업외 수익으로 간주한다. SMIC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경상수익은 사전에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산출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비중은 2013년 86%, 2014년 57%, 2015년 20%로 줄어드는 추세다. 비중이 가장 컸던 2013년엔 정부자금 1781억원이 보조금으로 지원됐다.

LED칩 제조업체 싼안광뎬(SANAN)은 지난해 보조금으로 1040억원을 받았다. 보조금 비율 평균은 28%다. 매출은 8502억원, 영업이익은 2634억원, 경상이익은 367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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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유니그룹 계열사인 퉁팡궈신(TGE)의 보조금 비율 평균은 23%다. 집적회로(IC) 칩 설계 회사인 퉁팡궈신은 SIM카드, 마이크로프로세서, RFID리더 칩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말에 인수한 화신(華芯)반도체를 유니IC반도체로 이름을 바꾸고 DRAM 칩·모듈로 사업을 넓혔다.

퉁팡궈신을 포함해 스프레드트럼, RDA 등 팹리스 업체를 자회사로 둔 칭화유니그룹의 실소유주는 교육부다. 중국 교육부 산하 칭화대에서 100% 출자한 칭화홀딩스가 칭화유니그룹 지분 51%를 가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는 정부 소유 기업(SOE:State Owned Enterprise)이 이끌었다”면서 “정부 돈이 기업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올해 1분기에 23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억원의 경상수익을 올렸다. 정부 보조금으로 2510억원을 받은 덕분이다. 정부 도움이 없었다면 1분기에 2000억원 넘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지난해 보조금 총액 1829억원을 올해 1분기 만에 넘어섰다. BOE 보조금 비율 평균은 33%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 톈마(TIANMA) 역시 올해 1분기에 기록한 영업적자를 정부 보조금으로 메웠다. 톈마의 보조금 비율 평균은 48%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