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시골에 있는 김 대리 어머니는 매번 통화할 때마다 “네 회사가 뭐 하는 곳이랬지”라고 묻는다. 나름대로 잘 나가는 벤처기업인데 어머니께서는 몇 번을 말해도 그저 작은 회사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 대기업에 다니는 최 부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내는 “당신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 회사에서 알아주긴 해”라며 타박만 한다. 가족한테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괜히 움츠려 드는 김 대리와 최 부장. 이들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줄 방법, 뭐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산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은 “잊지 말자, 나는 어머니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계약직의 설움을 겪던 주인공이 아들이 좋은 회사에 다닌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를 보고 극복의 의지를 다지며 한 말이다. 이처럼 가족의 인정과 지지는 사람에게 주요한 동기 부여의 요소가 된다. 세계적 골퍼 박인비 선수도 “가족 응원이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족이 찾아와 응원해 준 경기에서는 대부분 우승했다고 한다. 이렇게 가족이 서로의 일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면 직장 생활로 얻은 위축된 감정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직원이 가족 응원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게 하려면 회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족에게 직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좋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링크드인은 `부모와 함께 출근하는 날`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10년 동안 회사를 다녀도 그 회사가 뭐 하는 곳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링크드인은 하루 동안 부모를 초대해 회사 문화와 환경, 자녀가 하는 일에 대해 알려 주기로 한 것이다.
이날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회사를 소개한다. 상사와 직원, 부모가 함께 주전부리를 하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함께 사옥을 구경하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그 밖에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면서 추억을 쌓는다. 단 하루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회사와 일을 이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부모를 보며 직원 역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덕분에 업무 몰입도도 올라갔다. 이 행사는 다양한 언론 매체에 소개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후 약 50개의 세계적 회사도 이 이벤트에 동참, 세계 약 2만명의 부모가 자식이 다니는 회사를 더 잘 알게 됐다고 한다.
인드라 누이 펩시 CEO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임원들의 부모께 감사편지를 보냈다. 세계적 기업의 수장이 바쁜 와중에도 이런 일을 한 건 이유가 있다. 그녀가 CEO가 된 뒤 조국인 인도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에 퍼레이드까지 하면서 기뻐하는 부모를 보며 스스로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임직원에게도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일 잘하는 훌륭한 자녀를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아들은 펩시의 어느 부서에서 일을 맡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녀는 26명가량 되는 임원의 부모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편지를 썼다.
CEO가 직접 자녀를 칭찬해 주니 부모는 어깨가 으쓱했다. 임원도 그런 부모를 보며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CEO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 이후 인드라 누이는 임직원의 배우자에게도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 덕분일까. 펩시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에 선정됐다. 인드라 누이는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3위에 올랐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 회사의 직원은 가족 이해와 든든한 지원 속에서 일하고 있나. 펩시나 코오롱 및 링크드인처럼 직원 가족에게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주자. 자부심을 느끼며 업무에 몰입하는 직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