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인도를 방문해 인도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쿡의 방문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 아성을 흔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쿡이 인도 방문기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애플의 인도 사업 상황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인도가 아이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보완할 여지가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자사 인도 브랜드 인지도나 배급망에 많은 강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인도는 이통사가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스마트폰 판매점이 아이폰을 구비하지 않은 상태다. 애플 브랜드 인지도도 50%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인도 현지 언론은 애플이 앞으로 18개월동안 인도에 총 3개 애플스토어를 개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가 국산품 30%를 비치해야 하는 판매점 규제를 완화해 애플스토어 개장을 허용할 방침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로서는 저가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애플은 중저가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에서 아이폰 중고(리퍼)폰 판매 허용을 희망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인도 스마트폰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허가 해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카르본 등 기존 스마트폰업체도 중고 아이폰 수입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인도는 지금까지 미국 하이테크 기업 진출에 민감했다. 페이스북의 무료 인터넷사업인 `프리베이 식스`를 불허한 것이 대표적이다. 쿡은 중고폰 수입 허용 문제도 모디 총리와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애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중고폰 수입 허용에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그동안 규제가 심한 브라질과 이탈리아 등에 앱개발 센터를 구축했으며 다른 나라로 확대하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은 애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iOS앱에 맞춰지겠지만 모디 총리가 추진 중인 `스타트업 인디아`(Startup India)와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쿡의 방문이 인도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 아성을 흔드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9%로 1위에 올랐다. 현지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를 10% 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따돌렸다. 갤럭시A·E·J 등 중저가 모델 라인업이 좋은 성과를 거둔 원동력이 됐다.
반면 인도 시장에서 반격을 꾀하는 애플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아이폰은 점유율이 3%에 그치며 7위를 기록했다. 저가폰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1분기 인도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는 7~10년 전 중국처럼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고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며 인도시장 공략의지를 밝힌바 있다. 인도 방문에 앞서 쿡은 중국도 방문, 10억달러를 투자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 류칭 회장과 시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