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글로벌 특허 1위 기염...5G 특허도 지뢰밭

윌리엄 쉬(William Xu) 화웨이 전략 마케팅 부문 대표
윌리엄 쉬(William Xu) 화웨이 전략 마케팅 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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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삼성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 `글로벌 특허 전쟁`이 재연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화웨이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차세대 통신기술도 다수 확보한 만큼 특허 분쟁이 잦을 것이란 예측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특허 소송을 제기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최근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 알려 왔다. 가격경쟁력만 앞세운 중국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기술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시도다. 지난해 기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국제 특허 신청건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총 3898건으로 전년대비 456건 더 많은 특허를 신청했다.

화웨이 R&D 전략은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특허소송을 화웨이가 밝히면서 강조한 부분도 R&D 투자규모다. 화웨이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92억달러(10조8000억원)를 썼다. 매출의 15% 수준이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도 “올해도 10조원 이상 R&D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투자로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특허전도 시장에서 화웨이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강자인 삼성이 화웨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시장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화웨이가 고전하는 미국에서 삼성을 견제해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도 또 다른 노림수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삼성 미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28.4% 수준이다. 애플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화웨이가 특허 침해를 제소한 법원도 애플이 삼성과 소송을 벌였던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이다.

중국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을 견제할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결과 삼성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7.7%로 6위다. 전년대비 39% 정도 점유율이 떨어졌다. 반대로 화웨이는 9.6%에서 14.3%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삼성이 있던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화웨이, 글로벌 특허 1위 기염...5G 특허도 지뢰밭

문제는 스마트폰 관련 통신 특허만 분쟁 대상이 아니란 점이다. 특허소송은 롱텀에벌루션(LTE) 관련 기술 분쟁이지만 화웨이 기술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볼 때 분쟁 범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삼성과 직접 경쟁하는 부분은 스마트폰 외에도 무선 통신장비 등 다양하다.

5세대(5G) 통신기술도 복병이다.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조사결과 5G 핵심기술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관련 세계 특허출원 1위도 화웨이다. 총 345건으로 삼성전자 30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5G 시장이 열리면 특허 침해로 인한 분쟁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화웨이가 삼성 특허를 공유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화웨이는 이미 통신 기술 특허를 획득한 경쟁업체간 협력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에릭슨에 고가의 로열티를 제공하며 무선통신 특허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삼성과 소송에서 크로스 라이선스를 언급한 만큼 삼성 특허를 공유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며 “이미 통신 관련 다수의 특허를 획득한 삼성과 기술 협력을 맺는 것도 화웨이에게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