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정 대표는 2014년 코노랩스를 창업했다. 인공지능 기반 일정관리 앱 `코노`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 세계로 뛰어들었다. 창업 전 그는 19년 동안 한 회사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다.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사해 데이터 모델러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서비스 본부장, 전략 본부장, 사내벤처 육성 담당 임원까지 지냈다.
회사의 구성원에서 한 기업의 대표가 된 그는 자연스럽게 조직 관리에 대한 고민이 컸다. 또 현실적 여유가 부족한 스타트업을 경영하며 어느덧 과거에 지양하던 모습을 사내에서 발견했다.
민 대표는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보니 매일 매일이 데드라인이고 새로운 문제들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매일 야근을 하고 직원들도 그렇게 하길 기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과거에 읽었던 `슬랙(Slack)`을 다시 꺼내 읽었다”고 말했다.
톰 드마르코가 쓴 `슬랙`은 강압과 경쟁, 데드라인으로 내모는 방식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지식 노동자들로 구성된 팀의 경우, 효율적인 게 만능이 아니라 효과적인 게 더 중요하다고 적고 있다. 특히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버퍼(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민 대표는 “단기성과에 급급하고 한 치의 틈도 없이 사람을 내모는 조직은 결국은 망가질 수 밖에 없으며 조금 천천히 일하더라도 제대로 일하고, 창의성을 살리며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저자의 제안들이 나와 설득력을 더한다. 민 대표가 인상적으로 꼽은 부분은 `만화 딜버트 다시보기`다. 딜버트는 직장생활에서 무능한 상사와 바보 같은 조직의 문제를 위트 있게 풍자해서 많은 직장인이 좋아하는 만화다. 하지만 저자는 딜버트가 좋은 인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잘못된 상사의 지시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변화를 절대 주도하는 일이 없으며 냉소로 일관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딜버트를 볼 때 만약 본인이라면 어떻게 할지 뒤집어 보라고 충고한다.
민 대표는 또 `리더십`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3부의 변화와 성장 파트에서 언급하고 있는 진정한 리더십과 가식적인 리더십에 대한 부분을 좋아한다”며 “저자는 리더십을 여러분의 의제(Agenda)에 다른 사람을 동참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특히 장기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단기적인 고통을 감수하는 일을 나 스스로뿐 아니라, 조직원들과 같이 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기성과 위주의 무조건적인 효율성 추구는 리더라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민윤정 대표는 책이 던지는 자신의 일에 몰입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조직이 가져야할 여유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해 공감하면서 리더라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