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온라인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삼성페이 미니(mini)`를 만든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아이폰도 이용할 수 있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온라인 결제 강화를 위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삼성페이 미니`를 6월에 상용화한다. 모든 카드를 앱 하나에 담아 쇼핑몰이나 온라인 가맹점 등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세부 구동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가 참여를 확정했다.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온라인 버전 삼성페이를 따로 만드는 것은 기존의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가맹점 위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삼성페이는 온라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지만 당초 목표보다 온라인 결제 매출 비중이 작다. 전체 결제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20%가 되지 않는다.
또 기존의 삼성페이로 온라인 결제를 이용하려면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예를 들어 11번가나 옥션 등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각 카드사의 결제 화면을 선택해야 한다. 앱 결제, 간편 결제, SMS 결제 등 여러 인증 방식 가운데 삼성페이 결제를 별도로 클릭한다. 하지만 초기 화면에는 삼성페이 결제 화면이 독립돼 뜨지 않기 때문에 결제할 카드를 선택해야 삼성페이 결제로 연동되는 구조다.
삼성페이가 독립된 화면을 띄우지 않는 이유는 결제 연결을 해 주는 결제대행사(PG)에 별도의 수수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연동 카드사를 통한 온라인 결제를 택한 이유다.
삼성페이 미니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온라인 결제 때 자동 시행된다. 모바일과 PC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설치한 뒤 소비자가 ID와 비밀번호 또는 지문인증 후 여러 개 카드를 삼성페이 미니 앱에 담을 수 있다. 카드를 등록만 해 놓고 온라인 결제 때 앱이 자동으로 결제 구동을 하는 형태다. 시럽페이나 클립 결제 방식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미니 앱을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페이가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것과 달리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LG폰은 물론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미니 출시로 삼성페이가 온라인과 모바일 결제까지 흡수하는 범용 플랫폼으로 완성됐다”면서 “미니 활용 가능성은 온라인 결제 외에도 삼성전자가 다양한 부가사업을 엮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페이 미니 상용화는 국내 온라인 결제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 카드사가 삼성전자에 종속될 수 있는 사업 재편의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미니와 관련)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연도별 국내 온라인 쇼핑 전체 거래액 (자료 통계청)>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