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미니가 상용화되면 타격이 가장 큰 사업자는 카드사입니다. 모바일과 온라인 결제 플랫폼이 삼성페이라는 거대 터널 안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페이를 LG폰과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파괴력은 가공할 만합니다. 온라인결제 부문의 지각 대변동이 예상됩니다.”
삼성페이 미니 출시에 대한 국내 지불결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삼성페이 미니 출시 목표는 명확하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삼성페이를 온라인 결제 시장으로 확대해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결제를 누구나 편리하게 할 수 있고, 기종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다.
사실 삼성페이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 결제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결제 방식에 초점을 맞춘 삼성페이 플랫폼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본지가 입수한 삼성페이 결제금액 내부 보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삼성페이 온라인 매출은 약 500억원, 4월에는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오프라인 결제 매출도 갤럭시7 출시 이후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카드사 전체 모바일 취급액은 4조원을 돌파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은 30% 이상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미니`로 이 거대 시장을 평정한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유인책을 줄 목적이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탄생한 배경 자체도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보다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메리트를 주기 위함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일부 기종에서만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는 사업 확대 가능성이 제한돼 있다. 온라인 결제 시장 성장 속도가 가파른 상황에서 대응하기 위해 삼성페이의 초기 도입 목표 자체를 수정한 셈이다. LG폰 등 다른 안드로이드폰은 물론 아이폰까지 품는 범용 플랫폼 구축을 통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품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시장에는 수십여개 온라인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다. 삼성페이 미니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수십개의 결제 서비스 가운데 삼성페이를 선택할 만한 유인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할인 쿠폰과 회원제 기반 할인책으로 초기 온라인 고객 확보 마케팅 활동이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미니 상용화와 함께 통합 포인트 사업과 개인간전자상거래(P2P)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 포인트 사업은 신한카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낙점됐다.
과제는 온라인 결제 접점을 빼앗길 상황에 처한 카드사들의 협력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삼성페이 미니에 일부 카드사가 참여를 확정했지만 상당수의 카드사는 자체 결제 플랫폼이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삼성페이에 참여하는 데에는 충성 고객을 더욱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충성 고객을 삼성페이에 밀어 주는 형국이 됐다”면서 “결제 플랫폼의 종속은 앞으로 삼성전자가 막대한 부가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