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악성코드 부르는 `공짜 게임` 유혹

[기자수첩]악성코드 부르는 `공짜 게임` 유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손쉽게 해킹할 수 있는 `해킹 툴`이 범람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유료 앱과 게임을 공짜로 즐길 수 있다.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게임 머니나 아이템도 터치 몇 번이면 손쉽게 얻는다.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블로그 등에 게시된 설명만 따라 하면 된다. 어른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초등학생, 중학생은 더 손쉽게 다룬다.

스마트폰에 각종 보안 프로그램과 백신을 준비하고 해킹 툴을 직접 설치해 봤다. 해킹 툴보다 먼저 악성코드 탐지 알림이 뜬다. 보안 프로그램이 없었거나 탐지하지 못하는 신·변종 악성코드였다면 꼼짝 없이 감염됐을 터였다. 공짜 게임을 하려다가 자신의 스마트폰 정보를 송두리째 내주는 신세가 됐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해킹 툴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탐지된 악성코드.
스마트폰에 해킹 툴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탐지된 악성코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악성 앱과 악성 코드는 이용자 개인정보를 은밀히 빼돌린다. 원하지 않는 광고가 나타나면서 스마트폰 성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모바일 금융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전 피해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각종 스팸과 스미싱에도 노출된다. 해킹 툴을 이용해 불법으로 공짜 게임을 즐기려다 자신도 모르게 지불하는 대가다.

해킹 툴 사용은 나아가 모바일 앱과 게임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린다. 제작사가 오랜 시간 자금을 투입하고 공들여 개발한 노력을 허사로 만든다. 작은 회사라면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결국 문을 닫기까지 한다.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앱 서비스와 게임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되돌아가고, 질 좋은 제품을 만나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게 된다.

최근 모바일 앱·게임 업계는 앱 해킹을 막기 위해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자세다. 이용자 스스로가 불법 해킹 툴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해킹 툴은 결코 이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순간이 주는 즐거움에 현혹되면 안 된다. 그 속에는 숨은 악성 코드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