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역량이 비슷한 김 부장과 최 부장. 어느 날 이들의 상사는 김 부장을 불러 `임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실력이 영 못미더운 최 부장은 제외시켰다. 그 후 김 부장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 부장은 더욱 성과가 떨어져만 갔다. 처음엔 별반 차이가 없던 둘, 대체 왜 이런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김 부장처럼 상사의 기대나 관심을 받으면 실제로 능률이 오르고 결과가 좋아진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반대로 상사의 기대를 받지 못하던 최 부장은 낮은 성과를 보였다. 그의 경우엔`골렘 효과(Golem effect)`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골렘 효과란 피그말리온 효과와 반대로 타인의 부정적 기대와 관심이 실제로 낮은 성과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골렘(Golem)이란 유대인 신화에 나오는 일종의 인조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골렘은 자신을 만든 주인의 말을 충실히 따르지만 주인이 자신을 잘못 관리하면 잔인하고 난폭한 괴물로 변한다고 한다.
이처럼 직원 대부분은 리더가 자신에게 낮은 기대와 믿음으로 대할 경우 실제 자기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별 볼일 없는 성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장 프랑수아 만조니 교수에 따르면 골렘 효과에는 한번 시작되면 빠져 나오기 힘든 `잔인한 사이클`이 있다고 한다.
이 사이클은 상사의 눈에 한 직원의 작은 실수가 포착되면서 시작된다. 상사는 그때부터 그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의심하며 하나하나 체크하기 시작한다. 그럼 직원은 상사의 불신으로 인해 일할 의욕을 잃게 되고, 당연히 성과도 떨어진다. 이걸 본 상사는 그의 업무에 사사건건 개입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직원은 반항심까지 느끼며 업무를 더 소홀히 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자신감마저 잃는다. 결국 성과는 정말 바닥을 치게 되고, 상사는 역시 이 직원은 무능력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사실 리더가 여기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 `추측`이다. 이는 사이클의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가 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 추측이 가져오는 무차별적 `간섭과 통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두 요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첫째 부하 직원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일단 추측이 시작되면 상사의 눈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만 쏙쏙 들어온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에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는 현상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확증편향에 빠지면 직원의 크고 작은 업무 실수는 물론 못마땅한 언행이나 단정치 못한 옷차림까지 모두 상사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확증편향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늘 객관 입장에서 구체화된 사실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만약 이 과장이 도통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무조건 단정해서 비난하기보다는 그게 진짜 이 과장 개인의 문제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근태, 성과, 동료 평가 등 될수록 다양한 객관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추측의 방아쇠가 당겨지면 골렘 효과 사이클이 돌아가는 것을 멈추기는 쉽지 않게 된다.
둘째 일방의 `간섭`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긍정적 `관여`를 해야 한다. 객관 자료를 봤는데도 직원에게 문제가 있다면 리더는 당연히 직원 관리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일방으로 지시하고 간섭하는 것은 직원에게 무언의 비난으로 다가온다. 이런 경우 직원은 골렘 효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리더는 먼저 해당 직원에게 객관 자료를 제시하고 직원 스스로가 문제 상황에 빠져 있음을 확인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어떤 노력을 기울여서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인지 의논한다. 이때 리더는 자신이 앞으로 언제, 어떤 식으로 직원 관리에 나설지 미리 알려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앞으로 매일 저녁에 한 시간씩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하는 식이다.
▲오늘의 아이디어
국내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이 상사로부터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1위가 바로 `자네라면 잘할 거야(27.3%)`였다. 이제는 직원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하고 간섭하기보다는 긍정적 관여를 해보자. 부하 직원들이 피그말리온의 사랑으로 생명을 얻은 아름다운 여인상이 될지, 난폭한 진흙인형 골렘이 될지는 당신의 손에 달렸다.
정리=조은실 IGM 비즈킷 컨텐츠 개발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