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도 `엘론 머스크`가 필요하다

[기자수첩]우리도 `엘론 머스크`가 필요하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열린 `코드(Code) 콘퍼런스 2016`에서 “2024년 화성으로 가는 유인 우주선을 발사해 2025년 화성에 착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6개월마다 화성행 우주선 `플라잉 드래곤 버전2` 로켓을 띄우겠다고 밝혔다. 지구와 화성이 서로 가까워지는 시기에 맞춰 우주선을 쏘아 올린다는 것이다. 터무니없고 황당하다. 하지만 머스크는 아주 진지하게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계획을 밝혔다. 예전 같으면 웃어 넘겼겠지만 머스크의 발언에 해외 언론과 대중은 귀를 기울였다.

세계 최고의 창의 CEO로 불리는 머스크는 그동안 터무니없는 대담한 제안을 많이 내놓았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주장은 현실이 되고 있다. 비웃음을 사던 전기자동차는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고,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민간인 우주여행 시대를 열어젖혔다. 터널을 진공화해 초고속 열차를 운행한다는 `하이퍼루프(Hyperloop)`도 첫 주행시험에 성공했다.

머스크는 세계와 인류 미래에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지를 사업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단순한 이윤 추구보다 인류가 자초하거나 우발사고로 멸망하지 않도록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싶어 한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정신세계다. 인류 문제를 한 기업이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니 황당한 얘기다. 머스크는 황당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해 가고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은 머스크에게 해당되지 않는 말인 듯하다.

우리나라도 머스크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도 머스크였다면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았을까. 머스크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아마 망상가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학교조차 졸업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창의와 망상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면 `한국의 머스크`는 존재할 수 없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