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에도 1분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다. 양사 모두 TV 신제품 출시와 가전 성수기 효과가 겹치며 호실적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양사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판매호조로 이번에도 깜짝 실적이 예상되지만 LG전자는 G5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며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삼성전자는 부품사업 실적개선, LG전자는 자동차부품 사업 확대로 선전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 성패는 양사 하반기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에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6조9466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 마감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예상 실적을 줄줄이 상향하고 있어 실제 실적은 현재 예상치보다 훨씬 높은 7조원 후반대나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7900억원으로 높였고, 대신증권은 7조735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7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실적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실적 상승은 갤럭시S7이 주도하고,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이 뒤를 받쳤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는 2분기에만 1500만대 가까운 판매량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성수기 효과를 누린 가전제품과 TV도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수급 악화로 인한 이익 감소에도 상반기 갤럭시S7 판매 호조와 J시리즈 물량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3D 낸드 수급 개선, OLED 패널사업 이익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개선이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하락을 상쇄하며 안정적 이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도 1분기보다 상승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074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2441억원과 비교하면 149%나 증가한 수치다.
가전과 TV가 선전하면서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TV는 올레드를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가전은 계절적 성수기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기대를 모았던 G5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도 여전히 적자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부진한 반면 가전과 TV가 기대 이상의 수익성을 실현하고 있고, 이른 무더위 탓에 에어컨 실적 기여도가 확대됐다”며 “가전은 원자재 가격 하락 혜택을 본 데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2분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상반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고, LG전자 역시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좋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이 개선되며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하반기 GM에 전기차 부품 공급을 시작하는 등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 성장이 기대된다. MC사업본부는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실적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LG전자, 2분기 실적 전망(단위:억원 / 자료:에프엔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