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자사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통신3사가 모두 국제표준 규격인 `oneM2M` 인증을 획득하면서 IoT 서비스 개발 경쟁이 세계로 옮겨갈 전망이다.
플랫폼 사업자로 누가 더 많은 파트너십을 구축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사업화와 서비스 제공에는 중소기업과 벤처 등 지원 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각사의 IoT 플랫폼 위에서 뛰어놀 수 있는 `플레이어`를 확보해야 시장을 키울 수 있다. 통신3사가 oneM2M뿐만 아니라 우후죽순 생겨나는 국제 표준화 단체에 적극 참여하고 투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통신3사, oneM2M 인증으로 국제 IoT 제품·서비스 호환성 갖춰
IoT 기술이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표준화 논쟁이 끊이질 않았다. 영향력 있는 기업과 기관 등이 자신이 개발·활용하는 기술을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경쟁했다. IoT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키려면 일관성 있는 표준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2년 `oneM2M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탄생한 배경이다.
oneM2M 글로벌 이니셔티브에는 일본 TTC와 ARIB, 미국 ATIS와 TTA, 한국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중국 CCSA, 유럽 ETSI 등 세계 주요 인증 기관이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인도 TSDSI도 합류, 세를 키웠다. 국가·기업별로 각기 따로 움직이는 표준화 작업을 그만두자는데 합의하면서 세계 IoT/M2M 표준을 만들었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235개(6월 기준)가 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통신3사는 지난달 oneM2M 서버 플랫폼과 기기의 미들웨어 제품 시험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TTA로부터 oneM2M 인증을 받았다. TTA 관계자는 “통신3사의 IoT 플랫폼이 같은 국제표준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oneM2M 관련 기술로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를 각 플랫폼에 연동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국내 시장에서만 머물지 않고 해외 IoT 기업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oneM2M 표준에 참여하고 있는 200개가 넘는 글로벌 제조사 IT 제품·서비스가 호환성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통신 3사 IoT 플랫폼, 서비스 개발부터 기기 연동까지
SK텔레콤의 IoT 플랫폼은 `씽플러그(ThingPlug)`다. 씽플러그 플랫폼과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도 함께 개방, 누구나 쉽게 IoT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씽플러그는 IoT 서비스 구현을 시작부터 완료까지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SW 개발자 메카라 불리는 `깃허브`에서도 씽플러그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곳곳의 개발자가 씽플러그와 연동되는 서비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버 플랫폼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플랫폼도 oneM2M 인증을 받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oT 서비스 개발 핵심은 서버 플랫폼과 IoT 기기가 문제없이 연결될 수 있는 호환성”이라면서 “업계 최초로 두 플랫폼 국제표준 인증을 받아 IoT 서비스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는 자체 IoT 플랫폼으로 oneM2M 인증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KT IoT 플랫폼은 oneM2M 규격을 권장 사항 수준으로 두면서 좀 더 유연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앞으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연동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실제 상용화 제품까지 내놓았다. oneM2M 인증을 받은 IoT 플랫폼을 유아용 스마트워치(키즈폰)에 적용했다. oneM2M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ZTE가 하드웨어(HW) 제품을 담당했다. 일본 수출을 담당하는 일본 통신업체 `KDDI`도 oneM2M 회원이다. oneM2M 표준 기술로 다른 IoT 회원사와 협업한 대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키즈폰이 일본 등 해외 시장에 공급되면 IoT 플랫폼 국제 표준화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릿지·기가IoT·올씬 등 IoT 주도권 싸움 여전
oneM2M이 통신3사가 IoT 플랫폼으로 경쟁하는 거대한 전쟁터라면 각개 전투가 이뤄지는 표준 기술도 있다. SK텔레콤의 브릿지M2M, KT 기가IoT 얼라언스, LG유플러스의 올씬 얼라이언스가 대표 기술이다.
브릿지M2M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35개 주요 이동통신사가 참여하는 IoT 연합체다. 인도 에어텔, 홍콩 CSL, 호주 옵터스, 대만 타이완모바일 등이 회원이다. 브릿지M2M은 아시아 지역 통신사를 하나로 묶어 기업 대상 IoT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한다.
지난해 말 출범한 기가 IoT 얼라이언스는 KT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 모바일 등 100여개 글로벌 IT 기업이 함께한다. 한국형 IoT 연합체로, 국내 중소기업도 다수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KT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벤처 등 파트너사가 개발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IoT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일종의 상생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LG유플러스가 참여하는 올씬 얼라언스는 제조사 중심의 IoT 연합체다. 게이트웨이 기술 표준화로 스마트홈과 공장 등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통신할 수 있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마다 기술력과 서비스 경쟁력을 차별화할 수 있는 IoT 표준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IoT 표준이 확정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통신사 IoT 서비스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 전망
(단위 : 조원)
자료 : 산업연구원(2014)
통신사별 국내 사물인터넷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현황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4월말 기준)
oneM2M 공통 서비스 기능
자료 : 전자부품연구원
oneM2M 표준 규격
자료 : 전자부품연구원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