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고 있는 공공 시스템통합(SI) 시장에 대한 해법으로 민간 투자가 제시된다. 민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에 적용된 방식이다. 민간 자본을 유치, 진행한 후 운영을 민간에 위탁해 수익을 보전한다. 정부는 운영을 감시한다. SOC 시설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천안논산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등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적용 방식은 수익형민자사업(BTO)과 임대형민자사업(BTL) 두 가지가 있다. BTO는 민간이 구축 사업 예산을 부담하고 임대료를 받는다. BTL은 직접 운영, 수익을 확보한다.
공공SI 구조 문제는 저가 예산이다. 지난 10년 동안 공공정보화 예산은 동일했다. 공공 업무의 규모 증가에 따라 시스템관리(SM) 예산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실질 SI 예산은 줄었다.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 건수는 늘었다. 사업 단위당 예산이 적을 수밖에 없다.
대규모 대국민 정부 시스템 구축 사업 가운데 예산 부족 사업을 민자 유치로 전환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민간 기업은 컨소시엄과 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으로 자금을 유치, 사업에 참여한다. 기업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관리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
부당한 사업 대가 책정과 정부 프로젝트 관리의 비효율성은 발생되지 않는다. 저급 개발자 인력 늘리기와 효율성이 낮은 방법론의 사용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프로젝트 품질이 높아진다. 정부도 프로젝트 완료 후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여서 비용 부담이 없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1년 단위의 공공SI 저가 입찰은 전문 기업을 만들 수 없다”면서 “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한 뒤 운영 수익을 지급하면 SI 업계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공SI 시장에 민간유치 사업을 확대하자는 의미다.
일부 공공SI 사업에 민자 유치 방식이 적용됐다. 대표 사례가 로또복권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가 사업을 발주하지만 사업 자금은 선정된 사업자가 부담한다. 운영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 형태로 받는다. 장기 운영 사업으로 안정된 매출을 확보, 사업자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지하철 2기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사업도 동일한 민자 유치 사업이다.
한 중견 IT서비스기업 대표는 “중견기업도 컨소시엄으로 민자 유치 사업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의 품질을 높이는 민자 유치 사업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