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삼성전기, 반도체 테스트 부품 사업팀 매각은 `윈윈게임`

삼성전기가 반도체 테스트용 세라믹기판 사업을 전공정 테스트 장비 업체 와이아이케이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양사 모두에 윈윈”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삼성전기는 비주력 사업 정리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를, 와이아이케이는 삼성전자라는 대형 고객사와 삼성전기의 기술력 흡수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을 접었고 파워·튜너·ESL 사업은 솔루엠이란 업체로 분사시켰다.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는 지난 3월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비울 것은 비우고, 새로운 가치를 채워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변화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매출액 규모와 수익성이 높은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좋은 예가 첨단 반도체 패키지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사업을 시작한다. 경쟁사인 대만 TSMC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패널레벨패키지(PLP)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전기로부터 사업팀을 인수하는 와이아이케이와 관계사 엑시콘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성전기 세라믹사업팀이 공급하는 다층 세라믹기판은 반도체 테스트에 활용되는 프로브카드의 핵심 부품이다. 프로브카드는 테스트 장비에 붙어 가공이 끝난 반도체 웨이퍼의 전기적 성능 테스트를 실시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 교세라가 관련 시장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2011년 상용화에 성공하며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를 봤다. 삼성전기 세라믹기판은 교세라 제품 대비 생산 시간이 짧고 정밀도와 열팽창 특성,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덕에 짧은 시간 내 국내 시장점유율이 50%까지 올라왔다. 주요 고객사는 프로브카드 생산 업체인 한국 코리아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로프랜드, 미국 폼팩터, 일본 MJC 등이다. 삼성전기 세라믹기판을 활용한 프로브카드는 대부분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으로 공급됐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아이케이 등은 이번 인수 건으로 장비 외 부품소재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추후 다양한 세라믹 소재 분야로도 진출이 예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업을 인수한 와이아이케이에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삼성전기서 분사한 기업 대부분이 홀로서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에서 떨어져 나오기만 해도 고정비 하락 등 기타 부대비용이 20%가량 절감돼 이익률이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삼성전기서 분사한 기업 대부분이 지금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삼성전기서 분사한 기업 가운데 실적 부진으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나노스(카메라 모듈용 부품 전문 업체)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성공적으로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다. 빅솔론(2002년 분사, 프린터 부품), 파트론(2003년, 안테나 등 모듈부품), 에스맥(2004년, 터치스크린), 아이엠(2006년, 광픽업기기), 와이솔(2008년 SAW 필터)은 이른바 `잘나가는` 부품 강소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해설] 삼성전기, 반도체 테스트 부품 사업팀 매각은 `윈윈게임`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