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반도체 테스트용 부품 소재 사업을 국내 중소업체 와이아이케이(YIK)에 매각했다. 지난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 철수, 파워 모듈 등 사업부 분사에 이은 추가 구조조정이다.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로부터 사업 자산을 건네받은 와이아이케이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라는 안정적 거래처와 삼성전기 기술력을 흡수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국내 검사 장비 업체 와이아이케이에 반도체 테스트용 세라믹사업팀을 매각했다. 지난 6월 중순 정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기는 28일 세라믹사업팀 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회사 매각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고용승계, 처우 유지, 소속 변경에 따른 위로금 지급 관련 내용이 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당 사업 연매출(200억~250억원 수준)과 성장성을 고려할 때 500억~1000억원에서 거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와이아이케이는 수원 삼성전기 생산 공장을 임대하는 형식을 빌려 기존 생산 거점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와이아이케이는 셈씨엔에스(SEM CNS)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세라믹사업을 진행한다. 이르면 8월부터 셈씨엔에스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삼성전기 세라믹사업팀 주력제품은 반도체 테스트에 활용되는 세라믹 기판 부품이다. 가공이 끝난 반도체 웨이퍼는 테스트 장비로 전기적 성능 검사를 해야 한다. 이때 활용되는 부품이 프로브카드(Probecard)다. 프로브카드는 인쇄회로기판(PCB)과 스위치 칩, 다층 세라믹 기판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브카드에 붙는 다층 세라믹 기판은 웨이퍼와 접촉하는 침을 물리력으로 지지하고 테스트 장비가 보낸 신호를 웨이퍼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개당 수백만~수천만원을 호가한다. 일본 교세라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삼성전기가 2011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수입 대체 효과가 크다.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수동부품, 기판, 카메라모듈, 통신모듈을 4대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울 것은 비우고 새로운 가치를 채움으로써 삼성전기를 경쟁력이 더욱 강한 회사로 변화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와이아이케이는 반도체 전공정 테스트 장비가 전문인 중소기업이다. 모회사는 샘텍으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장비를 다루는 코스닥 상장사인 엑시콘 최명배 회장이 대주주로 있다. 최 회장은 1980년대부터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에 근무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기반을 조성했다. 엑시콘과 와이아이케이는 전후공정 반도체 장비에 이어 소모성 테스트 부품 시장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는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