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석탄화력발전은 내리막길이 정해졌다. 6차 계획 당시 예비설비로 정한 석탄화력 4기가 모두 취소되는 모습을 전 국민은 지켜봤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몰리면서 감축 압박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력발전 사업자는 고민에 빠졌다. 주력이던 신규 발전소 건설 부문부터 재조정과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어떤 조직이든 성장을 위해 신규 사업을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은 똑같다. 남아 있는 발전소 부지 대안과 시간이 갈수록 노후화돼 폐기를 앞둔 설비의 대체재도 고민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신규 석탄화력 건설이 취소된 한국남동발전이 한국전력과 함께 영흥도 마이크로그리드 계획을 세웠다. 영흥화력은 남동발전의 코어 발전소다. 영흥 7·8호기를 새로 건설하려다 취소된 아픔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와 마이크로그리드로 채우게 된 셈이다.
에너지신산업 차원에서 최근 유행인 마이크로그리드가 하나 더 추가되는 의미를 넘어 발전소와 지역주민 간 상생을 기대할 수 있다. 발전소 지역주민들은 발전소가 옆에 있음에도 고품질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 드물었다. 발전 전력은 대부분 육지 변전소로 전달되고 정작 지역주민은 변전소에서 다시 말단 전력으로 전기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전기는 도시에서 다 쓰는데 발전소는 왜 우리 옆에 있냐`는 불만이 나온 이유다.
영흥도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은 지역민에게 안정되고 품질 좋은 전력을 공급하고, 사업자는 `탈석탄`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전력 당국이 지향하는 분산전원 벤치마킹 모델이기도 하다.
남동발전 이외에도 다수 발전사가 유휴 부지를 갖고 있는 코어발전소 안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빠르게 늘리는 것은 긍정적이다. 발전사들 수익을 책임져 온 석탄화력 코어 발전소가 전국 마이크로그리드산업의 코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