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일본 기업 인수 4배 늘어

일본 기업이 인수합병(M&A) 시장 주체에서 객체로 돌아섰다.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M&A 규모가 증대한 반면에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규모는 줄어들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상반기의 일본 기업 인수 및 매각액은 총 3조8081억엔으로 작년 동기보다 77% 늘었다고 보도했다. 9년 만에 최고치다. 외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인수한 규모는 전년보다 네 배 증대한 반면에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규모는 66%나 줄어들었다.

해외기업, 일본 기업 인수 4배 늘어
해외기업, 일본 기업 인수 4배 늘어

인수 대상이 된 일본 기업은 외국 기업의 지원을 받는 `구제형`이 많았다. 도시바는 백색 가전 사업을 중국의 가전 대기업 메이디에 매각했고, 샤프는 대만 혼하이그룹에 인수됐다. 외국 자본이 일본 기업을 M&A한 금액은 1조7350억엔이다. 전년보다 네 배 많았다.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규모는 1조9284억엔으로 1년 전보다 66%나 축소됐다. 일본 기업이 인수보다는 매각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이 고이치로 JP모건증권 애널리스트는 “엔고로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부담이 커졌지만 적지 않은 아시아 기업이 일본 기업 기술과 브랜드를 높게 쳐 주면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산 자동차가 연비 데이터 조작이 드러난 미쓰비시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일본 기업 간 합종연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