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리아 2016] 나노 기술로 산업 혁신, 사회 문제 해결해야

최첨단 나노기술 한지라에 `나노코리아2016`
주요인사가 삼성부스에서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 SUHD TV를 보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주요인사가 삼성부스에서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 SUHD TV를 보고 있다.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나노 기술이 체내 이식 전자 회로, 생분해성 전자 회로 같은 전자산업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구 온난화, 천연자원 부족, 제조 경쟁력 저하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나노 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 혁신 중심에 놓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체계를 수요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은 바이오·의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 소자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임상 시험을 위해 의과대학과 공동 연구도 시작됐다. 존 로저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3일 `나노코리아 2016` 기조강연에서 `바이오 의학을 위한 트랜지언트 전자(transient electronics)`를 소개했다.

반도체 기초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나노 두께로 만들어 체내에서 분해되도록 한다. 쉽게 구부러지고 휘어지는 특성을 갖춰 생체 운동에도 기능이 유지된다. 이 웨이퍼로 바이오칩을 만들어 뇌나 심장 표면에 부착하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실리콘 웨이퍼 두께를 기존 2만 분의 1 수준인 35나노미터(㎚) 줄인 것이 핵심이다.

존 로저스 교수는 “기존 실리콘 웨이퍼는 물에서 녹는데 600년이 걸리기 때문에 흔히 녹지 않는 소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노 크기 실리콘은 10일이면 모두 녹는다”며 “트랜지언트 전자 기술은 정해진 속도나 시간 안에 완전히 재흡수되거나 사라지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나노 크기로 줄였을 때 수용성이 증가하는 소재는 실리콘 외에 산화규소, 산화아연, 마그네슘 등 다양하다. 모두 반도체 회로를 구성하는 소재다. 트랜지언트 전자 소자는 기존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실리콘이 기판 소재다. 나노 크기로 두께를 줄인 `실리콘 리본` 위에 회로를 그려 바이오칩을 만든다.

나노기술이 융합된 자동차.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나노기술이 융합된 자동차.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바이오칩이 기존에 수행하던 생체 내 측정 기능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뇌 표면에서 뇌압이나 뇌파, 심장 표면에서 심장 움직임을 측정한다. 스카치 테이프처럼 잘 구부러지고 휘어진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몸속 장기에 필요한 유연성이 확보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다시 몸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다. 2차 수술로 인한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로저스 교수는 “트랜지언트 일렉트로닉스는 바이오칩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물 유출 모니터링, 군사적 용도로도 적용 가능하다”며 “군사적 용도로 펀딩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비가 오거나 물에 닿으면 녹으므로 트랜지언트 전자 소자는 적군에 발견될 확률을 줄인다.

그는 평면 박막 반도체를 3차원 구조로 만드는 연구도 수행한다. 3D 바이오칩은 장기 표면이 아닌 내부에서도 쓸 수 있다.

두 번째 기조 연사로 나선 나카무라 미치하루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 박사는 사회 문제를 과학기술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 혁신 방법론으로는 융합과 시스템화(systemization)를 제시했다. 사회 문제 해결 수요를 중심에 두고 학제 간 벽을 뛰어넘는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카무라 박사는 “과학기술을 밀어넣는(push) 정책에서 수요를 견인하는(pull)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일본은 나노를 비롯한 과학기술 연구에서 학제 간 융합과 시스템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회 문제를 중심으로 기술을 분류하고 R&D를 추진한다. 나카무라 박사는 탄소 저감을 위한 혁신 연구 프로그램 ALCA(Advanced Low Carbon Tech)를 사례로 꼽았다. 저탄소 녹색 사회를 목표로 8개 기술 분야에 투자한다. 차세대 배터리, 태양전지, 태양에너지, 바이오메스, 초전도 시스템 등에 투자한다.

그는 “ALCA는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8개 기술 분야를 나눠 투자한다”며 “작은 단위에서 시작해 우선 순위를 정해 연구하고 게임 체인징 기술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