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해본 적 없는 걸그룹 멤버들의 보컬 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걸그룹 보컬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자 누리꾼들의 관심도 이 빅매치에 집중됐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JTBC 예능프로그램 ‘걸스피릿’은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걸그룹 멤버 12명이 노래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에서는 MC 및 구루(인도어로 자아를 터득한 신성한 교육자라는 뜻으로 ‘걸스피릿’에서는 출연 걸그룹 멤버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맡은 패널)들, 참가자 12명의 정체가 공개됐다.
첫 방송을 맞아 특별히 약 2시간 분량으로 편성된 이날 방송에서 12명의 멤버들은 소속 그룹의 최신곡 무대와 함께 자신의 보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솔로곡들을 라이브로 불렀다.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멤버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이 베일을 벗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는 ‘걸스피릿’ 관련 키워드가 포진했고, 2시간이라는 긴 방영시간에도 지루할 틈 없었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걸스피릿’에 찬사만 보내지 않았다. 방송을 보면서 거슬렸던 부분이나 제작진의 미숙한 편집 등이 이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첫 회가 끝난 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어설픈 편집 짜깁기, 출연 멤버들의 과도한 경쟁 구도 조성 등을 문제 삼으며 ‘걸스피릿’도 Mnet 경연 프로그램처럼 일명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연출을 맡은 마건영 PD는 “1회가 분량이 길어 약간의 경쟁 심리를 부추긴 면은 있지만 ‘악마의 편집’을 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안할 것”이라며 “멤버들의 리액션이나 자막 때문에 시청자들이 그렇게 오해하셨을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또, 한 걸그룹 멤버 라이브에 의구심을 갖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이들은 노래에서 라이브 특유의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 멤버의 립싱크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의혹에 마 PD는 “경연프로그램에 립싱크라니 말도 안 된다”고 운을 떼며 “TV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라이브 사운드 대신 멤버들 보컬이 더 부각돼야할 것 같아 의도적으로 음향 조정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 아내조차 첫 방송을 보면서 라이브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했었을 정도로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웹사이트에 올라간 클립 영상을 본다면 멤버들이 확실히 라이브로 노래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2명의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한 플레디스걸즈 멤버 배성연은 가수 박정현의 ‘꿈에’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가창력으로 불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배성연이 속한 플레디스걸즈는 방송 녹화 전날 첫 싱글을 발매했을 정도 다른 걸그룹에 비해 신생아나 다름없다. 데뷔 후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한 그룹 멤버들이 경쟁을 펼친다는 당초 기획 의도와 어울리지 않는 팀이기도 하다.
마 PD는 “음악 방송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해보지 못한 아이돌들을 모았기 때문에 플레디스걸즈도 이들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배성연을 다크호스처럼 출연시켜 기존 11명 멤버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싶었다”고 배성연 섭외 이유를 설명했다.
어찌됐든 ‘걸스피릿’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마 PD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위해 경쟁 코드를 집어넣기는 했지만 출연자들 개개인의 실력에 포커스를 맞춰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1등뿐만 아니라 하위권에 있는 멤버 모두가 조명 받을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걸스피릿’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