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메아리] “공식 입장만 없을 뿐”…사드 때문에 한류 흔들?

[ON+메아리] “공식 입장만 없을 뿐”…사드 때문에 한류 흔들?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에 대해 규제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미 다들 내부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것은 사실이죠. 저희도 정해진 중국 방송 출연이 무산됐는데, 중국에서 나온 대답이 ‘분위기를 보자’였어요. 괜히 이전처럼 하다가 갑자기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나면 안 되니까요.”

한 아이돌 그룹 기획사 대표의 하소연이다. 중국 방송에 출연했던 이 그룹은 이달 말 다시 출연하기로 했지만 갑자기 취소된 것이고, 중국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한-중 관계를 언급한 것이다.

이 그룹뿐 아니다. 6일로 예정된 김우빈과 수지의 중국 팬미팅은 돌연 연기됐고, 걸그룹 와썹도 중국에서 예정된 프로모션 행사가 돌연 취소됐다. 당초 와썹은 5일 중국에서 열리는 ‘쑤첸시 20주년 빅스타 콘서트’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주최 측으로 일정 취소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같은 일련의 일들이 한국 내 사드 배치 때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실제 중국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한국 연예인의 출연 금지나 출연 자제 입장은 없다. 그러다보니 추측이나 괴담만 돌 뿐이다.

4일 온라인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합성사진까지 돌았다. 중국광전총국이 9월 1일부터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을 금지시킨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한-중 누리꾼들이 발끈했지만, 해프닝으로 끝났다. 중국 쪽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한국 연예인들의 행사나 방송 출연이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분명 한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상황은 다르다. 과거 정치적으로 일본과 관계가 안 좋을 당시, 일본 내 한류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중소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한 소형 기획사 대표는 “대형 기획사들이야 국내든 해외든 어느 정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중국이 일시 막히더라도 회사에 운영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국내의 치열한 싸움을 피해 중국에서 방송이나 행사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 나가던 조그마한 기획사들은 답답할 뿐이다. 중국 행사 하나만 취소되어도 피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반박도 있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중국 기업들이 많다. 중국 내 한류가 막히면 이들 역시 피해를 입는다. 이들이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지나친 낙관론이다. 적잖은 이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한 중국인들도 정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대중문화 영역까지 또다시 휘둘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획사 하나하나로 보면 개인적인 이익정도겠지만, 대중문화계 전체로 보면 자칫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