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중국 경제 보복, ICT산업 최대 피해 우려

[해설]중국 경제 보복, ICT산업 최대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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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경제 보복에 나서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최대 피해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ICT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르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제도로 경제 보복을 하면 개별 기업 역량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외교력으로 갈등을 해소, 민간기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26.0%에 달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입국 역시 중국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정보기술(IT)과 전자제품 비중은 압도할 정도로 높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 ICT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50.3%에 달했다.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경우 최대 피해자는 ICT 업계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동안 중국은 주변 국가와 정치 관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유무형의 경제 보복 조치를 가했다. 2000년대 이후 일본, 필리핀, 베트남과 영토 분쟁을 빚으면서 희토류 수출 중단, 일본산 휴대폰 특별관세 부과, 필리핀 관광 제한 등을 실시했다. 또 2000년에 우리나라가 중국산 마늘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리자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 금지로 맞불을 놓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이번 결정에 대해서도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수입하는 한국 ICT 부품이 자국 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인 만큼 경제 보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은 수입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최근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중국 정부 인증에서 탈락한 것 같은 상황도 우려된다. 업계는 사드 배치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더구나 재인증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가 간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정부가 중국 측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만큼 변화가 감지되면 곧바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간 통상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중국이 한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더욱 높이면 국내 외수 경기 회복에 막대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품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별 대중국 ICT 수출 현황(단위:억달러, %) >


월별 대중국 ICT 수출 현황(단위:억달러, %)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