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2021년부터 자율주행차 대량생산"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자동차가 2021년까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자율주행차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연구소에서 “4단계 기준에 해당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오는 2021년 출시할 것”이라며 “카셰어링 시장에 우선 투입될 수 있도록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4단계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제시하는 자율주행 기술 최고 단계다. 운전대와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이 없이 주행하는 `고도화된 자동화` 단계다. 자동차 스스로 교통상황을 파악하고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라지 나이르 포드 CTO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일반 수동 운전모드로 전환되는 과정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초단계를 뛰어넘어 4단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현재 구글이 4단계 자율주행차를 시험 중이다.

포드는 일단 우버, 리프트 같은 콜택시나 차량공유서비스 기업에 자율주행차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운전자 판매는 2025년 이후에 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2021년까지 생산할 차량 대수나 생산 과정 등 구체적 사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포드 "2021년부터 자율주행차 대량생산"

포드는 다른 자동차업체에 비해 자율주행차 개발이 더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발표는 이를 전면 뒤집는 것이다. 필즈 CEO는 “자율주행차가 사회에 주는 파장은 포드가 100년 전 조립라인을 가동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포드는 이같은 계획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 있는 연구팀 규모를 2배가량 늘릴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는 인력도 300명 정도로 증원한다. 자율주행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 및 제휴도 한다. 실제 포드는 이날 이스라엘 머신러닝업체 SAIPS를 인수하고 이미지 프로세싱 그룹 니렌버그뉴로사이언스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 캘리포니아 레이저센서 업체인 벨로다인(Velodyne)에 7500만달러(약 820억원)를 투자했다. 중국 검색업체 바이두도 벨로다인에 공동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로다인은 레이더와 레이저를 동시에 사용해 목표물에 빛을 쏘아 반사된 빛으로 차량 주변 위치, 모양 등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걸림돌은 완전자율차 주행을 막고 있는 규제다. 캘리포니아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운행 규정 초안은 자율주행차에 운전대와 페달 설치를 의무화하고 면허가 있는 운전자가 탑승해 언제든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포드는 이같은 규정에 대해 “자율주행차에 운전자 탑승을 의무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사람 이동뿐 아니라 물건 배달 등에도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운전자 탑승을 의무화한다면 자율주행차 이점이 반감된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전자로 간주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월 미국 국가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시스템이 연방법상 운전자로 간주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 일반 도로 운행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완전자율주행차를 2020년 안팎에 출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GM은 올해 초 차량호출 스타트업인 리프트에 5억달러 투자하며 조만간 볼트 무인 택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닛산은 앞으로 5년 안에 10종의 무인차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개인 소비자 판매도 계획 중이다. 피아트는 구글과 손잡고 자율주행 미니밴을 시험 중에 있다. 도요타는 우버에 투자했다. 또 폭스바겐은 차량공유 스타트업 겟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글로벌 기업 자율주행차 개발 현황

포드 "2021년부터 자율주행차 대량생산"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