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레이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우주선·로켓 등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장기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총 공급가는 2000억~3000억엔(약 3조278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도레이는 공급기간이나 가격 등 상세 조건은 스페이스X와 추가 협상한 후 올 가을 최종 합의할 계획이다.
도레이의 탄소섬유는 스페이스X 로켓과 우주선 경량화와 재이용에 사용된다. 탄소섬유는 항공기나 우주선에 주로 쓰는 알루미늄보다 강하고 가벼워 혹독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다. 기체를 경량화하고 적재 화물량을 늘려 수송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내구성을 높여 로켓과 우주선 재이용이 가능하다.
도레이는 탄소섬유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다. 도레이는 내년 3월 끝나는 2016회계연도 탄소섬유복합소재 매출로 전년보다 2% 늘어난 1900억엔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가운데 50%가량을 항공우주 분야가 차지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현재 로켓 `팰컨 9`에 비해 적재량을 3배 이상 늘린 대형 로켓 `팰컨 헤비`를 연말에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2017년에는 위성발사도 한다. 2018년 5월에는 무인화성탐사선을 미항공우주국(NASA)과 공동발사한다.
추후 월 2회 정도 발사할 계획이다. 대형 발사로켓 `BFR`와 화성용 유인·수송비행용 우주선 `레드 드래곤`도 개발 중이여서 탄소섬유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레이가 미 앨라배마주 탄소섬유공장에서 탄소섬유제품을 공급하면 스페이스X가 자사에서 가공한다. 도레이는 향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전용 라인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