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로 하루 평균 60㎞를 출퇴근한다면 같은 거리를 주행한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비가 6분의 1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 후 심야 시간에 충전한다면 한 달 주행에 3만원이 채 안 든다. 일반 가정용 전기처럼 누진제도 적용 받지 않고, 8월부터 2년 동안 전기요금 기본료도 50% 감면 받으면 체감 비용은 더 줄어든다.
17일 공개한 한국전력공사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 기준에 따르면 가정용 완속충전기(7㎾h급)를 사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면 전기요금(여름철 기준)은 ㎾h당 57.6~232.5원을 내게 된다. 1일 평균 주행거리 60㎞씩 한 달 동안 1800㎞를 달렸다면 차 충전에 약 300㎾h의 전기를 쓰게 된다. 내연기관차 평균 연비처럼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평균 주행효율은 ㎾h당 6㎞다.
300㎾h를 충전해 썼을 때 한전 요금 기준을 적용하면 경부하(전기를 많이 안 쓰는 밤 시간대·23~09시) 충전시 2만6885원(전력기금·부가세 제외), 중부하(9~10시, 12~13시, 17~23시)와 최대부하(10~12시, 13~17시) 때 충전한다면 각각 5만3195원, 7만9255원이 나온다.
실제 서울에서 출퇴근용으로 전기차를 운행하는 최 모씨가 지난달(7월분) 낸 전기차용 전기요금은 4만3330원이었다. 최 씨는 7월 한 달 동안 총 306㎾h 전기로 하루 평균 60㎞를 주행했다. 최 씨는 306㎾h 가운데 경부하 때 277㎾h, 나머지 29㎾h는 중부하 시간대에 각각 충전했다. 경부하 때만 충전했다면 4만원까지 줄일 수 있었다.
8월부터는 더 줄어든다. 한전이 전기차 충전요금에 한해 월 기본료를 2018년 7월 말까지 50% 감면해 준다. 최 씨가 8월에 같은 양의 전기를 쓴다면 청구되는 전기요금은 1만원 이상 줄어 3만2787원만 내면 된다. 이마저 306㎾h 전기를 전량 경부하 때 충전한다면 3만원 미만까지 줄일 수 있다.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20%도 채 안 된다. 리터당 1408원(8월 17일 오피넷 기준) 가격으로 2000㏄(시간당 연비 12㎞) 차로 일평균 60㎞를 주행한다면 한 달 기름 값으로만 21만1200원이 든다. 최 씨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6.5배나 많은 셈이다.
최 씨는 “충전기와 전기차를 (충전)케이블로 연결해 실제 충전은 밤 11시 이후 충전하도록 설정해 놓지만 가끔 하지 못한 때가 있다”면서 “3년째 전기차를 타고 있지만 월 평균 전기요금은 4만원 초반이며, 이달부터 기본료가 50% 감면되기 때문에 3만원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달 1일부터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차 사업자·가정용 충전 전기요금 기본료(㎾h당 저압2390원·고압2580원)를 내렸다. 한전 측은 완·급속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은 일반 전기코드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면 누진제 전기요금이 적용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전 저압용 전기차 충전 전기요금 기준(자료:한국전력, 단위:원)>
<최모 씨의 전기차 충전용 전기 요금(7월분)>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