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Pinterest)는 이미지 검색 공유에 특화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개인 소식이나 뉴스를 전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과 달리 이용자가 사고 싶은 제품이나 패션, 인테리어 등 이미지를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핀터레스트 창업자 벤 실버맨(Ben Silverman)은 곤충채집으로 시작해 우표와 낙엽까지 뭐든 닥치는 대로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수집광이었다. 이같은 취미가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수많은 정보가 떠도는 인터넷 공간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핀터레스트를 구상했다.
핀터레스트는 온라인상 방대한 이미지를 주제별로 분류하고 그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그림을 찾아주는 큐레이터 역할을 한다. 핀터레스트가 보유한 300억장 이미지는 육아, 패션, 여행, 역사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이렇게 이미지가 쌓이면서 비즈니스 모델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일반인은 소셜미디어 스타의 패션·의류·액세서리 등에 관심이 많으며, 비슷한 제품 혹은 같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다. 핀터레스트는 이런 욕구를 파고 들었다.
사용자는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사진 속 각종 제품을 파는 매장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핀터레스트 트래픽 중 13%는 온라인 쇼핑몰로 이어져 구매로 연결되고 있다. 2014년 이미지 인식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비주얼그래프를 인수하고 방대한 사진 데이터를 활용해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했다.
핀터레스트는 2010년 사이트 문을 열었다. 초창기에는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창업자 벤 실버맨은 한 뉴욕 출판사에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몰차게 거절당하며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스마트폰이 살려냈다. 2011년 출시된 아이폰 앱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같은 해 8월 타임지는 이 사이트를 2011년 50대 사이트로 선정했다. 현재 1000만개 이상 제품이 핀터레스트와 연결, 판매되고 있으며 회사가치는 110억달러(12조30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동영상 광고를 도입했다. 광고주에게 최대 5분 동안 동영상 스팟에서 자신이 팔고자 하는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용자가 수동적으로 광고를 봐야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광고와 달리 핀터레스트 광고는 사용자가 광고 영상물을 선택해 페이지를 스크롤할 수 있도록 하는 능동적 방식을 채택했다. 사용자가 느리거나 빨리 광고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스크롤을 멈추면 영상도 자동으로 종료된다. 핀터레스트는 그동안 물건 판매를 중개하는 유통 채널 역할에 머물렀지만 광고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 쇼핑은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 소매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가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소셜미디어가 사용량 증가로 온라인 쇼핑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핀터레스트에 고무적이다.
포브스(Forbes)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80% 소비자는 대형 배우나 연예인이 광고하는 제품보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인이 직접 쓰고 설명하는 제품에 더 신뢰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향과 맞물려 핀터레스트는 쇼핑 포털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에따르면 핀터레스트 이용자 55%는 핀터레스트를 `쇼핑 목적지`(Shopping destination)로 생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12%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크다.
결국 핀터레스트 사용자 절반 이상이 쇼핑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 사이트가 새로운 쇼핑채널로 부상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핀터레스트 현황>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