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와 관련된 언론 보도를 많이 접한다.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수출`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 성과를 통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기쁜 내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4콘텐츠산업백서`와 `2014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게임산업은 한국 콘텐츠 수출 55.1%를 차지한다.
대중이 한류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방송(6.3%)과 음악(5.6%)을 합쳐도 게임 콘텐츠 수출 5분의 1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KOTRA와 협력해 진행한 `2015 한류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한류 생산유발효과(15조612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5조7593억원), 취업유발효과(11만2705명) 등 분야에서 게임이 1위를 차지했다.단순히 수출규모를 떠나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게임이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써 매우 뿌듯하다.
다만 우리 게임산업이 이처럼 해외에서 한류를 선도하고 있음에도 안타까운 점이 있다.
우리 게임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국내시장은 계속되는 규제로 긴 침체에 빠져 있다.
예컨대, 국내 게임 기업은 글로벌 기준과 별도로 국내 규제에 적합하도록 게임을 두 가지 버전으로 서비스해야 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원빌드 체제를 사용하는 해외 게임 기업과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기업이 규제가 많은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 시장 집중으로 국내 게임 생태계에 대공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더 이상은 웃어넘길 말이 아니다.
셧다운제와 게임시간 선택제는 이름은 다르지만 규제 목적과 내용은 동일하다. 일정 시간 게임 이용을 자제하여 청소년 게임 과몰입을 막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
하지만 셧다운제는 세계적으로도 실패한 제도다. 태국, 베트남, 중국 등에서 과거에 시행됐다가 실효성 논란으로 폐지됐다.
대표적 게임산업 선도 국가인 미국과 일본은 게임업계, 민간단체, 가정 등에서 자율 관리를 게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운다.
콘텐츠산업은 급변하는 ICT 분야를 대표하는 산업인 만큼 국가 간 경계가 없고, 그 발전 속도와 성장 속도 또한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빠르다.
ICT 기술발전과 함께 MS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성장했고,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경쟁 체제로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 게임 기업이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써 조명 받는다.
해외 실적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탄탄한 내수 시장 뒷받침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각종 규제로 국내 시장을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매우 우려스럽다.
이제는 우리 정부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주고, 부처 간 엇박자가 아닌 일원화된 진흥정책으로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줘야 할 때다.
강신철 K-IDEA(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 patriot@game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