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무인 완전자율주행 군용차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율주행 군용차 실전배치는 세계에서 처음이다.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자율주행 군용차를 지난 7월 중순부터 팔레스타인자치 지역인 가자지구 경계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기관총 등 무기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레바논과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 아랍국가와 국경지대에 순차적으로 배치, 병사와 로봇 차량으로 이뤄지는 혼성전투부대를 편성할 계획이다.
무기는 지금 당장은 원격조작이지만 “무기의 자동화는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한 상태”라는 게 방산업계의 정설이다. 이스라엘군이 자율주행차의 실전배치를 언론에 시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2011년 육상 무인시스템 계획에서 `완전자동화`를 최종 목표로 제시했지만, 아직 실전배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민간용으로는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께 필요에 따라 사람이 운전하는 준자율주행 차량을 실용화하고 2025년께 완전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포드자동차가 2021년까지 승용차 완전자율주행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가지를 주행하는 민간용 자동차와 달리 군용차량은 험한 비포장길을 달려야 하고 장애물이나 폭탄 등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민간용과 비교하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스라엘군은 2008년 가자지구와 경계선 약 60㎞를 감시하기 위해 준자율주행 군용차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전 배치했다. 이 일대는 이스라엘 병사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하마스 요원에 의해 살해된 적도 있는 지역이어서 이스라엘군은 병사 목숨을 지키기 위해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배치를 추진했다.
군용차인 `보더 프로텍터`에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해 운용하는 시험운전을 거쳐 올해 7월 중순 실전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대를 실전 배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준자율주행 군용차 운용시 사람이 타지 않은 자동차가 사전에 입력된 코스를 자율주행했으나 장애물이 나타나면 수동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담당자가 2명이나 필요했었다.
이번에 실전배치된 완전자율주행 군용차는 장애물을 회피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 시스템이 들어간 `운전키트`는 어떤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장차 경비 내용을 지시하면 병사 1명이 여러 대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차량이 파악한 각종 데이터는 육·해·공군 유인 및 무인 시스템과 리얼타임으로 공유된다.
이스라엘군 로봇개발부문 책임자인 아밀 슈폰드 중령은 “1~2년 전까지만 해도 완전자동 로봇부대는 20~30년 후의 목표로 생각했지만, 현재는 각 대대에 로봇 차량 여러 대를 배치해 편성하는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받도록 배치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 적진으로 돌진할 때 군대의 전방에서 달리면서 안전한 진군 루트를 확보하는 `방패` 역할과 정보수집, 병참지원, 병사를 엄호하기 위한 공격 등 임무를 맡긴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AI를 활용한 군용 로봇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에 미국, 러시아, 중국 등도 로봇부대 창설 등을 염두에 둔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