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텐센트, 아시아 시총 1위 각축

삼성전자와 중국 텐센트가 아시아 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 위한 레이스를 시작했다.

24일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텐센트가 괄목할만한 실적 호조와 미래 성장 기대치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들어 두 기업은 시총이 33% 늘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대형 기술주로 자리매김했다. 텐센트 시가총액은 24일 기준 2490억달러로 아시아 최고 시총기업인 차이나모바일(2590억달러)과 4% 정도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2390억달러로 100억달러 차이로 텐센트 뒤를 좆고 있다.

앤드류 길란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 최고경영자는 “두 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핸더슨글로벌은 아시아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이다.

두 기업은 글로벌 시총순위에서도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텐센트는 글로벌 시총 12위, 삼성전자는 17위다. 5개월 전 26위, 33위에서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 6개월간 주가 추이 (단위:원)
삼성전자 6개월간 주가 추이 (단위:원)
텐센트 6개월간 주가추이(단위:홍콩달러)
텐센트 6개월간 주가추이(단위:홍콩달러)
차이나모바일 6개월간 주가추이 (단위:홍콩달러)
차이나모바일 6개월간 주가추이 (단위:홍콩달러)

삼성전자는 매출 성장률과 신제품 발표 효과 등에 힘입어 탁월한 성과를 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시장 예상 수준인 7조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8조1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 상승은 스마트폰이 견인했다. 올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이 잘 팔린 데다 이달 19일 출시된 갤럭시노트7도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대까지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글로벌 시총 1위인 애플(5860억달러)을 능가하는 기록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 주가는 지난 1년간 50% 상승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3% 상승에 그쳤다. 삼성 주가수익률(PER)도 12.4로 애플 12.7을 바짝 따라 잡았다. 2011년 이후 가장 좁혀진 수치다.

외신은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 등 몰락한 과거 스마트폰 시장 강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2년간 고전 끝에 지배적인 위치를 재확인하며 투자자 신뢰를 되살렸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스에 따르면 삼성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2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12%, 중국 화웨이가 9%로 뒤를 이었다.

텐센트도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늘어난 356억9000만위안(약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이 예측한 매출 증가율 42%를 훌쩍 뛰어넘었다. 순익도 107억4000만위안(16억1000만달러)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났다.

텐센트의 깜짝 실적은 모바일 게임 호조 덕분이다. 2분기 텐센트 모바일 게임 매출은 96억위안으로, 1년 전보다 갑절 늘었고, 전체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텐센트는 지난 6월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 게임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텐센트와 삼성전자에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는 “두 회사 주가는 둔화 모멘텀 신호에 급격히 흔들리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