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해시태그-#VR골프온라인] 내가 친 공 따라 하늘로 날아가는 기분, 아시나요?

`VR골프온라인`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큰 기대가 없었다. 직접 스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패드로 조작하는 골프게임이 가상현실(VR)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직접 오큘러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끼고 자리에 앉은 순간 선입견은 깨졌다. 클럽하우스는 간단하다. 시선을 메뉴에 맞추고 패드 조작버튼을 눌러 게임모드와 캐릭터를 선택하면 필드로 입장한다.

필드부터 기존 골프게임에서 느끼기 어려운 청량감이 든다. VR 기술로 배경을 구성해 전후좌우상하로 고개를 돌려도 개방된 공간이 보여 시원한 느낌이다.

VR골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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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레스를 하고 공을 치는 것은 여타 골프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바람을 따지고 클럽을 선택해 힘을 조절한 뒤 타이밍을 맞추면 된다.

압권은 공을 친 다음이다. VR골프온라인에는 자신이 친 공의 궤적을 따라가는 모드가 있다. 쉽게 설명하면 사용자가 이 모드를 선택하면 공을 치고 난 후 공과 함께 하늘을 날아간다.

공을 치기 전까지 마치 골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 정도를 받았다면, 공을 친 후에는 명확하게 일상의 경험을 깨는 파격적인 게임으로 콘텐츠가 돌변한다.

VR골프온라인은 현재 36홀 가상 코스를 제공한다. 싱글플레이와 2인 매치 게임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2인 매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대결할 수 있다. AI가 실제 이용자 수준에 맞춰 플레이하기 때문에 긴장감 넘치는 라운딩을 할 수 있다.

그래픽 수준은 만족스럽다. VR골프온라인은 유니티엔진에 기반을 두고 만들었다. 5.3버전을 최대로 활용해 상급의 그래픽 퀄리티를 만들었다. VR 콘텐츠가 주는 불쾌감 중 하나인 어지러움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적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공의 궤적을 타고 날아가는 등 중간 중간 임팩트가 강한 콘텐츠가 끼어든다.

VR골프온라인을 친 공의 궤적을 따라가는 모드를 비롯해 상공에서 코스를 바라보는 미니맵 모드 등 VR 환경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VR골프온라인을 친 공의 궤적을 따라가는 모드를 비롯해 상공에서 코스를 바라보는 미니맵 모드 등 VR 환경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VR골프온라인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 제작사인 마음골프는 손가락에 끼는 VR 입력기구, 오큘러스 터치가 정식 출시되는 것에 맞춰 패드가 아닌 실제로 스윙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을 개발한다.

현재는 PC에 연결하는 오큘러스로만 즐길 수 있지만, 모바일(스마트폰)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VR 버전으로도 게임을 내는 것을 고민 중이다.

모바일, PC, 콘솔 모두에서 하드웨어 보급 문제만 해결하면 현존하는 골프게임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보인다. VR골프온라인은 사실상 첫 상용 VR 골프게임이기 때문에 선점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이 게임은 골프 전문기업 마음골프가 만들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다. 양쪽에서 전문성이 높은 집단이 뭉쳤다.

게임을 개발한 이종석 마음골프 팀장은 “골프를 알고 골프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우선 타깃으로 만들었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VR기기 인증이 되지 않는 등 걸림돌이 많지만 향후 만개할 시장을 보고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무영 카카오게임즈 신사업팀장도 “당장 VR골프온라인으로 매출을 바라기보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용자층이 형성될 VR게임 시장을 기대한다”며 “특히 북미와 유럽에 포커스를 맞추고 다양한 플랫폼을 시도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VR골프온라인은 전문성 있는 집단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콘텐츠다.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남은 것은 시장의 선택이다. 아직 높은 VR 기기 가격, 유료 콘텐츠 접근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돌이켜보면 게임산업은 변곡점에서 남들보다 앞선 콘텐츠를 내놓은 사람들에 의해 발전했다. VR골프온라인은 그런 사례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켜볼 만하다.

한줄평: 과감하지만 오버하지 않은, 자신감 넘치는 시도.

VR골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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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