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셀트리온, 30일부터 대기업 탈피…규제 벗은 37개 `상위 중견기업` 부상

카카오·셀트리온, 30일부터 대기업 탈피…규제 벗은 37개 `상위 중견기업` 부상

카카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30일 시행된다. 대기업집단 지정 해제 예정인 카카오의 판교오피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30일 시행된다. 대기업집단 지정 해제 예정인 카카오의 판교오피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 셀트리온 등 37개 기업 총 618개 계열사가 30일부터 대기업 굴레를 벗는다. 기업 규모가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적용받았던 39개 법 규제에서 자유로워진다.

대기업에서 벗어난 `상위 중견기업`이 새롭게 부상할 전망이다. 규제에서 자유로운 37개 기업의 신산업 투자, 연구개발(R&D) 강화가 기대된다. 인수합병(M&A) 등 활발한 사업 재편도 확대될 전망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변경하고, 공기업을 대기업집단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30일 시행된다.

법제처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를 거치고 있는데 30일 시행 예정으로 돼 있다”며 “30일 전에 공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령이 효력을 갖는 즉시 37개 기업(총 618개 계열사)이 대기업집단 규제에서 벗어난다. 이 가운데 28개가 자산총액 10조원 미만 민간기업, 나머지 9개가 공기업이다. 이들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 금지 등 공정거래법과 이를 원용한 38개 타 법령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지난 4월 1일 처음 대기업집단이 된 카카오, 셀트리온, 한국투자금융, SH공사, 하림, 금호석유화학은 6개월 만에 중견기업으로 원상복귀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규제 완화로 `상위 중견기업`이 새롭게 주목 받을 전망이다. 대기업만큼 투자 여력이 있지만 규제에서는 자유로운 37개 기업이다. 자산규모만 총 760조원(공기업 560조원, 민간기업 200조원)이 넘는다. 이들의 신산업 투자, R&D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셀트리온 등 벤처로 태동한 `젊은 기업`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 기업은 대기업집단 지정 해제를 환영하며 지속적 혁신과 R&D 강화 의지를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 관계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이거나 정보기술(IT) 분야 게임, 모바일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라며 “카카오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벤처캐피털의 모든 투자가 금지되거나 진출 가능한 사업 분야에 제약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해제된다면 이런 부담을 덜고 모바일 산업 혁신을 위한 도전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과 제휴나 M&A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인터넷 업계 관계자도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혁신이 기반이기 때문에 규제에 민감하다”며 “혁신을 저해하고, 활발한 M&A를 가로막았던 규제가 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R&D 세액공제 혜택 축소를 우려했던 셀트리온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R&D 투자를 지속할 동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우리는 R&D가 중요하다”며 “관련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상위 중견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정부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의 당초 목적대로 이번 규제 완화가 신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카카오, 하림 등이 진행하는 일부 사업이 소상공인 업종과 겹쳐 우려가 크다”며 “대기업집단 기준 조정이 실제로 신사업 투자 확대 촉매제가 되는지 정부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기업 현황(단위:개사, 10억원)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셀트리온, 30일부터 대기업 탈피…규제 벗은 37개 `상위 중견기업` 부상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