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무역 역사상 역대 최장 기간에 해당하는 불명예 기록이다. 이전 연속 수출 감소 기록이 13개월(2001년 3월~2002년 3월)이었음을 감안하면 `수출절벽`이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할 수 있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유가 등 원자재 단가 하락으로 인한 수출단가 감소, 세계 경기 둔화, 중국 수입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자동차 등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 8월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그동안의 수출절벽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출 체질과 산업 구조 개편을 통해 회복세를 이어가는 것이 과제로 부상했다.
수출절벽은 4년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 축포가 터진 2014년이 끝나자 마자 시작됐다. 2015년 1월 수출은 45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줄어들었다. 이때만 해도 수출 부진이 19개월이나 계속될 것이라고 짐작한 이는 없었다. 하지만 2015년 내내 월별 수출 추이는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10월에는 〃16.0%까지 급락했다. 결국 2015년 연간 수출액은 전년보다 7.9% 줄어든 5272억달러에 머물렀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 하락이 첫손에 꼽힌다. 2014년 배럴당 96.6달러이던 두바이유 가격은 2015년 50.7달러로 47.5%나 급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 연간으로 유가 영향을 받는 수출 감소가 총 수출 감소분의 64%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 원가가 낮아지니 제 가격을 받고 팔기 힘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세계경기 둔화와 교역량 축소 등 경기적 요인과 중국 수입구조 변화, 국내 업체의 해외생산 확대 등 구조적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자급률을 높여 중간재 수입 비중이 하락한 중국 시장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구조적 변화였다. 실제 2015년 대(對)중국 수출은 1371억달러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부진 여파로 우리나라는 5년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수출 부진은 2016년에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1월 수출액이 19.1%나 급감, 수출 부진 기간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상 수출로 먹고살아야 할 우리나라 경제 활력이 절벽에 부딪쳤다는 우려가 커진 배경이다. 수출은 올 7월까지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8월에 들어서 드디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무려 20개월만이다. 8월 수출은 401억달러로 작년보다 2.6% 증가했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신호는 수출단가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업계 파업과 휘발유 정제 마진 감소 등으로 자동차, 석유제품이 수출 물량 감소를 주도했지만, 수출단가는 6.1% 상승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물량은 줄었지만, 단가는 높아진 것이다. 파업으로 9억달러가 넘는 수출 차질을 기록한 자동차가 제몫을 했다면 수출 증가율은 5%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부는 주체, 품목, 시장, 방식 등 수출 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들이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올 상반기 중 내수기업 3128개사가 새롭게 수출기업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유망 소비재 수출 증가, 전략 시장 진출 확대, 전자상거래 수출 증가도 이어졌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 무역금융과 해외 마케팅 등 수출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스마트공장 보급을 통한 제조 경쟁력 향상에도 속도를 높인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수출 회복을 위해 품목과 주체, 방식을 혁신하는 단기 대책과 미래자동차, 에너지 신산업 등 신규 유망 수출 품목을 발굴하는 중장기 대책이 큰 틀”이라며 “기존에 수립된 대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무역금융 강화와 조달시장 공략 등 수출 확대를 위한 총력 대응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2015년 월별 수출액 및 증감률 (단위:억달러, %)>
<2016년 월별 수출액 및 증감률 (단위:억달러, %)>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