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4주년 특집3-流] <17>캐시리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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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핀테크의 접목으로 전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비현금 지급수단의 총 거래건수, 거래금액, 거래수익은 각각 7894억건, 782조달러, 4920만달러를 기록해 2010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악화를 경험한 전 세계 금융사는 IT를 접목한 새로운 전자화폐 수단이 속속 등장하면서 비현금 지급결제 시장 선점을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실제 미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실시한 지급수단 사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거래금액 비중 측면에서 직불카드·신용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은 증가해 온 반면에 현금거래는 감소추세다.

이스라엘 정부는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국가 추진위원회`를 정부 주도로 발족시켰고, 프랑스 역시 현금 폐지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 9월부터 현금 결제 상한액을 1000유로로 제한했다. 덴마크는 일부 소매업종에 대해 현금 결제를 강제하지 않는 법안을 발의 중이며, 스웨덴은 대중교통 요금 현금결제를 제한하고 시중은행이 전자 결제수단만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와 홍콩, 싱가포르도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은행 총수익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비현금 지급수단 거래수익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연평균 7% 감소했다. 최근 지급결제산업은 경쟁심화, 규제 및 감독강화, 소비자 지급결제 행태와 결제수단 선호도 변화 등에 따라 변혁기를 맞았다.

미국은 비현금지급수단 총 거래금액과 거래건수가 연평균 6~8% 증가해 2020년에는 각각 209조달러, 3157억건을 기록할 전망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비현금 지급수단 거래규모는 직불카드 거래 증가에 힘입어 연평균 3% 증가했다.

특히 신용카드개혁법과 금융개혁법 제정 등 지급결제 관련 규제 강화는 미국 카드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연간 지급결제 수익이 약 250억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현지 금융기관은 수익강화를 위해 기존 신용카드 사업모델 개선작업과 핀테크 산업 등 신규 수익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도 비슷한 상황이다. 2020년 기준 유럽 비현급 지급수단 총거래건수와 거래금액은 각각 1556억건, 208조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럽 내 금융기관도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신지급결제 전략 구축에 나섰다. 지급결제 인프라가 안정적이고 상품개발 기법이 발달한 서유럽에서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는 비현금 지급거래건수와 금액 증가율이 13%에 육박할 전망이다. 2020년 기준 거래건수는 2125억건, 거래금액은 30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금은 교환 매개수단이므로 비현금 지급수단과는 대체 관계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보통신기술 혁신 등으로 비현금 지급수단이 지속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현금 사용이 필요 없는 사회인 `Cashless Society`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금 대신 전자결제 시장이 부상하면서 각종 페이 플랫폼 경쟁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

각종 모바일결제 플랫폼이 현금을 대체하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 위해 △세제 혜택 강화와 현금보유, 관리 비용을 높이는 대책 마련 △비현금 지불결제 서비스 제공업자의 수익구조를 고려한 정책 추진 △지불결제 시스템 참여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