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은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립자가 설립했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상업용 로켓 개발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프 베저스는 어린 시절 과학과 우주에 관심이 많아 미 항공우주국(NASA)을 견학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연설에서 우주에 호텔, 놀이공원 등 수백만명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힐 정도로 우주에 탐닉했다.
결국 베저스는 2000년 사비를 털어 블루오리진을 설립했다. 그러나 공개하지 않고 몇 년 간 철저하게 비밀리에 로켓을 개발했다. 2003년에야 텍사스에 로켓 발사 실험 부지를 구입하면서 회사 존재가 밝혀졌다. 이후 2005년 베저스는 블루오리진이 준궤도 로켓(sub-orbital rocket)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미국의 모든 군사위성 발사를 책임지고 있는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nited Launch Alliance)`와 로켓 엔진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우주에 수백만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베저스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우주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로켓 발사 후 발사체 수직 재착륙에 성공했다. 그동안 1회용이었던 발사체를 재사용할 수 있어 발사비용을 약 10분의 1 이하로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천문학적인 비용이 걸림돌이었던 민간인 우주여행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블루오리진은 상업 우주여행에 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대기권 근처에서 유인 캡슐을 타고 약 5분간 우주 체험을 한 뒤 낙하산을 타고 지구로 귀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이르면 2017년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2018년에는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상업적인 우주 관광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위성을 우주궤도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대형 로켓도 개발에 착수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12일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준 궤도 로켓 `뉴 쉐퍼드(New Sheperd)`를 이을 궤도 로켓 `뉴 글렌(New Glenn)`을 공개했다. 뉴 글렌 로켓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타 궤도 로켓보다 강력하고 크다고 블루오리진은 밝혔다.
로켓은 2단 또는 3단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3단일 경우 전체 높이가 313피트(95.4m)에 달한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낸 새턴5호 로켓(363피트)과 비슷한 크기다. 베저스는 이메일에서 뉴 글렌은 추진력이 385만파운드에 달한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추진력이 가장 큰 유나이티드론이얼라이언스의 델타4 헤비 로켓(210만파운드)보다 뛰어나다.
뉴 글렌은 상업용 위성 발사와 우주인을 우주로 실어나르는데 사용될 계획이다.
베저스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2020년까지 뉴 글렌을 발사할 계획”이라면서 “상업용 위성과 인류를 우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 글렌 발사는 수백만명의 인류가 우주에서 살고 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루오리진은 `뉴 암스트롱`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걸은 닐 암스트롱에서 이름을 따옴으로써 달, 화성 등 태양계 행성 탐사를 가능하게 할 슈퍼 로켓 등장을 예고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