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대학생 A씨는 오후 2시 30분 집 안에 있는 월 패드에서 알람 소리를 들었다. 점심 식사 후 잠시 쉬고 있던 그는 방에서 교재와 필기구를 챙겨 TV 앞에 앉았다. 3시 정각에 TV 화면에는 원어민 강사가 나타났다. A씨는 화면 속 영어 강사와 실제 대화를 하면서 영어 수업을 받았다.
#직장인 B씨는 어제 부서 회식으로 술을 마신 뒤 대리 운전으로 귀가했다. 아침에 출근하려 하니 자동차를 지하 주차장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월 패드를 클릭, 주차된 자동차 위치가 지하 2층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엊그제 주문한 택배가 보관함에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들어와 있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로 막 이사 온 C씨는 아직 아파트 단지에서 아는 사람이 없다. 주민자치회의에서 지역 내 소규모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을 안 그는 회원으로 가입했다. 집 안에 설치된 웹 캠과 TV를 통해 이웃 주민과 재능 기부를 하기로 했다. 동화 구연 등을 연습해 아이와 독거노인에게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밖을 나가지 않아도 이웃 주민과의 회의와 영상 촬영을 모두 집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사물인터넷(IoT)이 집을 바꾸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스마트홈`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 시스코는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 IoT 핵심 기술을 구현한 `시스코 홈 솔루션`을 공급했다. 홈 스위치, 액세스포인트(AP), 라우터 등 집 안에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는 등 스마트홈 환경을 조성했다. 각 기기를 연결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주민들의 삶은 이때부터 바뀌었다. 기존의 에어컨 리모컨으로 조정되던 실내 온도는 집 안에 설치된 월 패드로 자동 조정이 가능하게 됐다. 단순히 켜고 끄기만 하던 조명도 상황에 따라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영화를 볼 때는 조명 밝기를 낮추고, 날씨가 맑지 않은 날에는 평소보다 밝게 조절했다.
한 입주민은 “외출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내 환경을 조정한다”면서 “집 안의 여러 장치를 한 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어 더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주차 위치와 택배 확인도 입주민들이 애용하는 서비스다.
여러 홈 IoT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송도 아파트의 스마트홈은 또 다른 강점이 있다. 시스코 영상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텔레프레즌스`와 연동한 것이다. 기업 사무실에서 영상회의에 많이 쓰는 일반 솔루션을 집 안에 녹였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집에서도 송도 지역 헬스케어 센터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는 등 다양한 소통 서비스를 실내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긴밀하게 연결된 홈 IoT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트레이닝센터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유라클과 협업으로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세대 내에서 운동 전문가의 코칭에 따라 1대1 맞춤 운동과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TV 화면 속 트레이너의 움직임을 따라 하면서 살을 뺄 수 있는 서비스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운동하는 것이 꺼려지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전문 영양사가 사용자 체질, 건강 유지를 위해 식단 구성과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집 안에서 편안하게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홈 IoT 서비스의 특징이다. 평소 방문하기 어려운 정신병원이나 심리상담소 전문가와 영상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으로 집 안에서 상담할 수 있다. 자녀와의 갈등, 심리 상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상담하는 서비스다. 한신플러스케어, 디올메디컬허브 등과 협력한 결과다.
문화센터에도 갈 필요가 없다. 집 안에서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문화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가사와 육아로 오프라인 문화센터 교육 수강이 힘든 가정주부가 대상이다. 풀잎문화센터와 함께 손뜨개, 퀼트, 스텐실, 비즈공예, 종이접기, 동서양 꽃꽂이, 네일아트, 피부 관리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시스코는 서비스 콘텐츠 확대를 위해 제휴 업체를 늘려갈 계획이다. 송도 지역 아파트에 추가 공급 논의를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홈에 필요한 기술을 추가 개발, 솔루션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실링`이 대표 기술이다.
최근 누진제 등 전기 요금 걱정이 많다. 특히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가정에는 전력 효율 관리가 필요하다. 미터기(계량기) 숫자만 바라봐서는 전력 사용량 관리와 전력 사용 절감에 적합하지 않다.
디지털 실링은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와 센서, 통합 컨트롤 장치를 활용한다. 사용자가 있을 때만 조명을 켜는 사용자 감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내에 있는 사람 수를 파악, 가장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저전력 이더넷 케이블을 사용하면 분리 전기 도관을 많이 쓰지 않아 구축비용도 줄인다. 시스코는 기존보다 14% 정도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코 홈 솔루션으로 제공 가능한 서비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