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 인터넷 시대 열리나…AT&T 신기술 공개

10여년 전 인기를 얻었다 사라진 전력선 인터넷이 재조명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통신업체 AT&T는 저비용으로 기가비트(Gbps)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력선 인터넷 `에어기그(AirGig)`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전력선을 직접 데이터전송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존 전력선 인터넷과 다른 방식을 이용한다. 전신주 위에 무선 기지국을 설치, 신호를 전송하고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전력선은 무선신호를 잘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만 한다.

AT&T는 기존 송전탑과 전신주를 이용하기 때문에 광케이블보다 구축이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고 밝혔다. 또 공용주파수를 이용해 별도로 주파수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무선이기 때문에 최종 가입자망 없이도 일반 가정과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AT&T는 실험실 테스트를 완료했다. 내년 전력선 회사와 협력해 필드테스트를 실시한다.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100여개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존 도노반 AT&T 최고전략책임자(CS)는 “에어기그는 인터넷 접속 방법을 바꿀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현재 필드테스트를 할 국내외 최적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AT&T는 기존 전신주를 이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약 20만마일(32만1868㎞) 고압선과 550만마일 지역 전력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인터넷이 제공되지 않던 오지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해진다.

과거 전력선 인터넷은 전송방식 때문에 속도가 제한됐다. 또 긴급주파수와 혼신 등 기술적인 문제로 상용화가 지연됐다. AT&T는 에어기그가 최소 LTE속도를 보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 속도면 서비스 대상 가구에서 가상현실(VR) 구현도 가능하다.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구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신주에 중계국이 구축되면 전력회사는 나무 등이 쓰러져 전력선이 훼손된 곳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AT&T는 전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