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가수 임창정의 신곡 ‘내가 저지른 사랑’이 발매 2주 째 음원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쇼케이스 당시 지난해 발표한 ‘또 다시 사랑’보다 순위가 뒤처질까봐 걱정했던 건 임창정의 ‘기우’에 불과했다.
임창정은 지난 1995년 발표한 정규 1집 ‘이미 나에게로’부터 13집 ‘아이엠(I’M)’까지 거의 모든 앨범이 21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때 또 다시’, ‘결혼해줘’, ‘늑대와 함께 춤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날 닮은 너’, ‘소주 한 잔’ 등 발라드ㆍ댄스를 막론하고 임창정의 노래라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불렀다.
어찌 보면 임창정의 노래는 흔히 말하는 트렌디한 음악이 아닌 올드한 발라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의 노래는 2016년 현재 잘 통하고 있다. 대체 21년 동안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1집부터 지금까지 어렵지 않은 음악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임창정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임창정의 노래가 음악적 완성도가 높거나 심오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좋고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공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창정의 음악은 1집부터 13집까지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임창정 특유의 창법과 고음은 2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임창정은 유사한 계열의 음악을 뚝심 있게 선보이면서 ‘임창정 표 발라드’라는 하나의 비공식 음악 장르를 탄생시켰다. 물론 대중의 꾸준한 응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래 스타일이 너무 일정하기만 하면 듣는 이들이 자칫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임창정은 한 앨범이 나오면 다음 음반이 나올 때까지 발매 기간의 간격을 넉넉하게 유지했고, 발라드와 댄스곡 활동을 적절하게 분배하며 이런 위험성을 없앴다.
또, 곡 내용과 구성이 심오하거나 난해하지 않아 대중이 부담 없이 듣기 좋다. 임창정의 발라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댄스곡들은 ‘늑대와 함께 춤을’이나 ‘문을 여시오’처럼 아무 생각 없이 들어도 흥겹다.
노래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충분히 많은 명곡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임창정은 증명했다.
서 평론가는 특히 임창정이 가수로서 롱런할 수 있는 강점 중 하나로 개구쟁이 같은 평소 이미지를 주목했다.
그는 “임창정이 배우로 활동할 때 주로 잘 나가는 캐릭터가 아닌 지질하고 부족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고, 평소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서 대중의 호감을 많이 얻었다”며 “이런 점들이 임창정의 노래와도 맞물려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요즘 아이돌들도 발라드로 많이 활동하지만 그런 류의 노래들은 30~40대 이상의 연령층이 듣기에는 조금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반면 임창정의 노래는 나이 있는 음악팬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음악”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