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이 전기전자분야 시험성적서 상호인정 품목을 KC(한국)·CCC(중국) 대상 전체로 확대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한·중 교역 축소와 비관세장벽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양국 기술규제 관련 협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27일(현지시간) 중국 칭하이성 시닝시에서 열린 `한-중 적합성평가소위원회(이하 적평소위)`에서 전기전자분야 상호인정 대상 품목을 KC와 CCC 대상 품목 전체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기술시험원(KTL), 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중국 품질인증센터(CQC)는 연내에 가능한 많은 품목에서 조속한 이행이 가능하도록 후속조치에 나선다.
양국은 이 외에 전자파,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으로 상호인정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도 벌였다.
상호인정은 우리나라나 중국 시험인증기관에서 발행한 공인 시험성적서, 공장심사 결과, 인증서 등을 상대국이 수입 때 동일하게 인정하는 것으로 상대국 수출 때 추가 시험이나 인증이 필요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난 3월부터 전기전자 6개 품목에 대해 우리나라 KC 인증과 중국강제인증(CCC)에 필요한 시험성적서 상호인정 시범 사업을 벌여왔다. 우리나라 KC 인증은 TV, 후드믹서, 주서 제품에 대해 중국이 상호인정한다. 또 중국 등기구, 주전자, 어댑터 인증을 우리나라가 인정하는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발급한 한국산 TV에 대해 국제공인시험성적서(IECEE CB)가 중국 인증기관 CQC(품질인증센터)가 인정한 CCC 인증서로 첫 발급되기도 했다.
CCC(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는 중국 강제제품인증제도로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20개 분야 158개 품목이 해당한다. 우리 기업이 전기전자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반드시 CCC를 따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급 받은 성적서가 CCC 인증 과정에서 일부만 인정돼 중국에서 다시 시험을 받아야 하는 애로가 있었다.
이번 적평소위에선 현재 중국 측 인증기관 심사원이 실시하는 CCC 공장심사를 한국 인증기관이 대행할 수 있는 협력 약정을 연내 체결하기로 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전자파 분야 상호인정을 위한 공동작업반 구성, 환경부 공기청정기, 정수기에 대한 성능시험 상호인정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향후 전기전자제품에 이어 상호인정 품목이 확대되는 수순으로 평가된다.
적평소위는 양국 간 기술규제 문제 해소와 협력 증진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우리 측은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국장, 중국은 류웨이쥔 중국국가인증인가감독위원회(CNCA) 부원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최남호 국장은 “이번 회의에서 양측이 합의한 전기전자제품과 기타 분야 상호인정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중국 측과 조속히 세부 사항을 추가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