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양호한 3분기 실적은 이동통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실시 국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큰 그림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악재를 신사업 등으로 극복한 점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통3사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사 합계 12조82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9886억원으로 1.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SK텔레콤의 SK플래닛 마케팅비 과다 지출 영향이 크다. 이를 제외하면 KT 13.2%, LG유플러스 3.5% 상승이 예상된다.
투자자 관점에서 환영할지는 모르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이 같은 실적은 달가울 리 없다. `단통법으로 영업이 힘들다`는 통신사들의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소 긴 추석 연휴와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국회와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는 국정감사 기간에 이통사를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이통 중소유통업자 상생 협의회를 만들었고,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사가 단말기 할부 거래로 연간 1000억원을 벌어들인다고 비판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단통법 개정을 요구하는가 하면 감사원까지 나서서 선택약정(20% 요금할인)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6일과 7일 잇달아 열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는 통신비 인하 등 요구가 거셀 전망이다.
통신사는 심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민간 기업으로서 이익을 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기간통신사업자라는 지위와 사회 시선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는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수익 낸 것을 기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신사업에 도전하는 것까지 폄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 의욕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KT는 인력 조정 선제 조치와 신사업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2014년 대규모 인력 조정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증가와 기가인터넷, 기가 인터넷TV(IPTV) 선전이 실적 향상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전국 기가 인프라 투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20% 요금할인 등 영향으로 매출은 주는데 마케팅비 지출은 그대로”라면서 “부정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이통사의 노력을 긍정의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