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연 국회 정무위원회는 정권 비리 의혹이 거센 미르재단·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한 추궁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서 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했는지, 국무조정실이 감독·조사해 잘못이 없었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반면에 여당은 정부의 지진 대비 정책 맹점, 갈등 관리 대책 등에 집중했다.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미르재단과 관련, 해당 부처 업무 과정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단 설립 허가가 하루 만에, 그것도 야간에 승인되는 등 석연치 않은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통상적인지, 아니면 아주 특이한 것인지 판단의 문제겠지만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안종범 청와대 수석이 지휘했고, 배후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보도가 잘못됐느냐”고 물었다. 이 실장은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전경련이 내놓은 후속 조치에 대해 “전경련이 두 재단 주인도 아닌데 마음대로 재단을 해체하고, 통합한다고 할 수 있느냐”라며 “증거를 인멸하고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 국민들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박선숙 의원(국민의당)은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시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미르재단 관계자가 관여하고, 이 내용을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계획에 포함하기 위해 이미 의결된 ODA 시행계획을 법적 근거도 없이 수정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미르가 먼저 움직이고, 총리가 결정한 내용까지 번복하게 만들어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미르나 (개입 의혹 등) 이런 부분은 모른다”라며 “ODA 사업은 취지가 좋고 수요가 있어 내년에 확대하는 사업이다. 나쁜 사업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야당은 국무총리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도 주장했다.
이학영 의원은 “국회에서 통과한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해임 건의를) 총리에게 건의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헌법에는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대통령 인사에 대해 저희가 (총리에게) 건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은 국민안전처 지진대비 매뉴얼이 2000년 소방방재청이 만든 것과 삽화까지 똑같을 정도로 변화가 없고 내용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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