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형 요금제 무약정화는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다. 미래부는 2013년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하면서 SK텔레콤과 선택형 요금제를 실시한다며 가계통신비 절감에 의기투합했다.
◇이용자 선택권 확대가 배경=미래부는 통신시장 경쟁정책 4대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내세웠다. 알뜰폰 신규요금제 출시와 함께 이용자 선택권 확대 방안으로 추진했다.
이통사별로 20~50개 운영하는 선택형 요금제를 무약정화하면 해당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의 위약금 부담이 줄어든다. 단말 지원금 위약금은 남는다. 지원금을 받지 않는 자급제폰이라면 이마저도 사라진다.
한동안 관심 밖으로 사라진 선택형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요금제 구조가 간단해지면서 소비자 이해가 높아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간 약정과 위약금은 이통사의 일정 기간 고객 이탈 방지 수단으로 활용된다”면서 “약정을 없앤다는 것은 이통사가 이런 효과뿐만 아니라 위약금에서 발생하는 기대 매출을 포기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선택형 요금제 약정과 위약금 폐지로 기대되는 효과의 하나는 `투명성`이다. 유통점에서의 혼란이 줄어들고 요금제가 투명해지면서 상품 선택이 그만큼 용이해진다.
약정 할인은 과거 일부 판매점이 추가 보조금(지원금)인 것처럼 고객을 속이는 일 때문에 문제가 됐다. 고객은 이통사 요금제와 실제 납부액 차이에 혼란을 느꼈다. 약정이 사라지고 요금이 실제 납부액으로 순액화되면서 이 같은 혼란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틈 메운다=선택형 요금제는 출시된 지 3년(SK텔레콤 기준) 됐지만 가입자는 그리 많지 않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함께 전체 `요금제 세분화`로 고객 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발전 방향은 지금보다 세분화해서 고객 패턴을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SK텔레콤의 일부 요금제를 제외하면 선택형 요금제는 음성·문자를 무제한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성과 문자 무제한이 필요 없는 사용자라면 사용 패턴에 따라 충분히 데이터 중심 요금제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KT 선택형 요금제에서 음성 100분을 선택하면 매월 요금은 2만7500원(2년 약정)이다. 180분을 선택하면 3만1900원이다. 반면에 KT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 데이터 1GB를 사용하려면 월정액 3만8390원을 내야 한다. 물론 음성은 무제한이다.
두 요금제 간 1만원의 차이는 1만원이 넘지만 음성을 무제한으로 쓸지 선택해서 사용할지에 따라 다양한 요금 선택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이 선택형 요금제 약정을 없애고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뒤를 이을 공산이 크다. 미래부 실무진이 KT와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선택형 요금제는 장점에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비롯한 다른 요금제가 워낙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약정과 위약금이 사라지는 게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소비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