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과 데이터를 고객 사용 패턴에 맞게 골라 사용하는 `선택형 요금제` 약정제도가 사라진다. 기간할인 약정 위약금도 사라져 고객 선택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틈새를 메우면서 가계통신비 절감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SK텔레콤이 선택형 요금제 약정 기간을 없앤 새 요금제를 이달 내 발표한다. 24개월 약정을 맺어야만 매달 일정 금액을 할인해 주던 기존 제도와 달리 특정 기간을 정하지 않고 월정액으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24개월 약정하면 월 6만원 요금제를 매달 5만원으로 1만원 할인`해 주던 기간할인 약정을 `24개월 약정 없이 매달 5만원`으로 내놓는 식이다. 미래부와 SK텔레콤은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기간 약정과 이에 따른 위약금을 없앨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약정할인 위약금은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용 기간이 늘수록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부터 약정·위약금을 없앤 `순액요금제`가 늘어나는 이유다. 약정 위약금이 사라지면 고객은 단말을 구매하며 받은 지원금(또는 20% 요금할인)의 위약금 부담만 지게 된다.
약정과 위약금 폐지는 선택형 요금제 사용자 확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선택형 요금제는 2013년 미래부가 `이동통신 서비스, 단말기 경쟁 활성화 및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의 하나로 SK텔레콤과 손잡고 선보였다. KT와 LG유플러스도 동참했다. 현재 이통사별로 20~50개 운영되고 있다.
음성과 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선택해서 조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찾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소비 패턴에 맞게 일일이 음성과 데이터를 선택하는 고객은 드물었다. 이통사와 유통망에서도 고객 설명이 번거롭고, 잘못된 사용량 분석으로 항의를 받을 수 있어 권유하지 않았다.
출시할 선택형 요금제는 이통사 LTE 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최저 요금제가 월 3만2890원(부가세 포함)인 반면에 선택형 요금제는 2만900원으로 1만원 이상 저렴하다. 데이터 제공 용량은 각각 300MB, 250MB다.
데이터 제공 용량이 유사할 경우 특정 구간에서는 선택형 요금제가 약 5000원 싼 구간도 있다. 반면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전 구간에서 문자·음성이 무제한이다. 이에 따라 문자와 음성 무제한이 필요 없는 사용자는 선택형 요금제로 비용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틈새를 메우면서 고객 선택권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순액화하면 위약금이 사라지고, 이용 패턴에 따라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보다 더 싸질 수 있다”면서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제를 발표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