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디스플레이 산업을 응원하는 방법

정부가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포상 훈격을 `동탑산업훈장`으로 격상시켰다. 정부 포상 훈격이 높아진 것에 일반인이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상당하다.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러 산업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무게감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여하는 전체 포상 규모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만큼 포상 훈격이 한 단계 높아지기란 사실 쉽지 않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은 지난 2006년 10월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액정표시장치(LCD) 강국 일본을 꺾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지 13년째다. 2015년 기준 세계 점유율 45.1%, 국가 수출액의 6%,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조선, 철강 등 국내 성장을 주도해 온 주요 산업이 침체하면서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거센 추격에 분위기가 위축됐다.

지난 4일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 참여한 산·학·연 관계자들은 첫 동탑산업훈장 포상에 크게 기뻐했다. 새로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가 열린 만큼 위기감과 부담감을 채찍으로 삼아 도저히 따라오기 힘든 기술 격차를 만들자는 의지가 넘쳤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산업 지원 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돈을 들이지 않고 포상 훈격을 격상하는 것만으로도 산업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중국 `굴기`에 대한 위기감과 걱정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할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마케팅과 생산 능력으로 시장을 이끌 세부 방안을 마련할 때다. 피땀 흘려 개발한 기술과 제품 정보를 일반 소비자에게 효과 높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국 디스플레이 종사자들의 저력이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